안시성하면, 삼국시대 때 고구려와 당나라 경계에 위치해 있던 산성이네요. 바로 안시성 전투가 일어났던 곳인데, 오, 그렇다면 혹시? 이번에'안시성 전투'에 관한 영화인가요?
당시 실제 있었던 안시성 전투를 담아 제작한 영화죠. 전쟁 영화 중에서 '아시아 최고의 전투 장면'이 들어갔다는 평을 받고 있는 영화. 그 안에 한 장군을 만나볼게요.
일단은 전쟁 영화는 에너지가 넘쳐흐른다는 공통점이 있죠. 이 작품을 통해서 배우게 될 인생도 무척 기대가 됩니다.
12세 관람가라 온 가족 함께 봐도 좋을 훌륭한 작품이에요. 겨울 방학 맞는 자녀와 함께 보셔도 좋을 것 같아서, 영화 전반적 내용은 자제하도록 하고, 제작 배경이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정도로 소감을 정돈해볼까 해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중요하죠. 2020년은 정류소에 서 있어도 오지 않은 버스처럼, 올해 버스는 타 보지 못 하고 내년 버스를 기다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 자녀들과 견문 넓히러 여행도 못 다니신 만큼 이런 교훈적인 영화라도 함께 보시면 좋겠네요.
해외여행으로 견문을 넓히는 것도 물론 좋죠. 그렇지만 바이러스로 모든 것이 묶여 버린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하여서, 도서나 음악, 영화, 미술 작품들을 만나고, 그 시간을 통해 조금은 더 심도 깊은 견문을 넓혀본다면, 1년이 그냥 지나친 듯한 아까운 마음이 조금은 덜하시지 않을까요.
안시성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인생이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미시죠?
물론입니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장군 중에서, 조선시대 때 이순신 장군이 계셨다면, 고구려 시대엔 이 장군이 계셨다고 하죠. 이순신 장군이 단 열두 척의 배로 적을 물리쳤다면 이 장군은 5천 명 군사로 무려 20만 적군을 물리칩니다. 정말 자랑스러운 업적인데요. 예전의 청소년에 비하여서 요즘 청소년이나 청년들이 다소 나약하다는 말을 듣는다고 하는데, <안시성>을 보고 우리의 역사를 다시 한번 제대로 알게 된다면, 자긍심이 솟아오르다 못해 자존감마저 높아지지 않을까, 희망찬 바람을 가져봅니다.
영화 <안시성>_ 출처 : 구글
유익한 시간이 되겠어요. 자존감 높이는 게필요하거든요. 젊은이들이 힘을 얻어야, 그리고 힘을 내어야, 넓게 볼 때 국력도 강해지게 되는 거고요. 그런데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만큼 훌륭한 고구려 시대장군이라면 도대체 누구시죠?
바로 양만춘 장군입니다. 역사에는 양만춘이라는 이름 대신, 안시성의 성주라고 기록이 되어있어요. 당연히 <안시성> 영화 속에서도 양만춘 장군이 안시성 성주로 나옵니다. 실제로 역사에 '안시성 성주'가, 이 전투의 군사로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되어있죠. 그러나 역사책 그 어디에도 양만춘이라는 이름은 찾을 수 없다고 하는데요, 여러 편의 야사에서만 양만춘이라는 이름이 지속적으로 등장한다고 해요. 그러나 이후 야사를 인용하여, 관직자들까지도 기록을 남길 때 안시성 성주를 양만춘으로 적기도 했다네요. 어쨌든 안시성 성주인이름 모를 그가, 대단한 승리를 이끌어 낸 것은 분명하고, 역사는 승자 것이기에, 그 이름이 양만춘이 맞든 아니든 여하를 불문하고, 그가 영웅임엔 틀림없다는 사실이죠. 이제 영화 속 양만춘 장군에게로 넘어가 볼게요. 양만춘 장군은 단 5천 명의 군사만으로 적군을 2만 명도 아닌, 무려 40배죠, 20만 명을 물리칩니다. 이 수치는 기록된 사실이에요. 작품 <안시성>은 스케일이 굉장히 큰데도, 전투 장면을 다룬 비슷한 영화들에 비해 TV광고나 언론에서 홍보를 많이 하지 않았어요. 상영관에 오래 걸리지도 않았죠. 그래서 천만 관객 돌파에는 실패하였지만 상영일 대비 5백5십만 이상의 관객을 확보했고 대종상, 춘사영화상, 청룡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 많은 상을 받았어요. 그 시절의 전투 장면을 고스란히 담아둔 듯 잘 묘사하여서 국내 전투 영화 중 최고의 평도 받고 있습니다. 물론 혹자는, 아시아 최고 전투 영화답게 차별화를 두어,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은 투구를 쓰지 않는다는 영화적 합의를 깼어야 했던 것 아니냐. 주인공이 투구를 쓰지 않아 덜 리얼했다, 등의 혹평을 남기기도 하였지만, 미남 배우들이 등장하는데 투구로 얼굴을 가렸다면 여성 관객 팬들이 얼마나 슬퍼했겠습니까. 그렇지 않나요? 미남은 투구를 쓰지 않는다는 영화적 합의에 무척이나 동의하는 바입니다.
영화 <안시성> 스틸컷 _ 출처 : 구글
왜인지 좀 설득은 되네요. 영화적 합의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전쟁 영화들 보면 우렁찬 함성, 구호, 비명 소리, 무기 부딪히는 소리 같이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음향효과도 많아서 더욱 손에 땀을 쥐게 되는데, 학생들이 ‘안시성 전투’를 글자로만 배웠다면, 전쟁에 대한 박진감을 막연하게 떠올려야 했을 테니까, 12세 관람가라 하셨으니 이 참에 영화로 간접 경험하는 것도 좋겠다 싶네요.
더군다나 이 작품에서 보여주려 하는 것이 투지, 그리고 협력이에요.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를 하지 않습니다. 또 혼자서는 하지 못해도 5천 명이 하나가 되면, 무려 40배인 20만 명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줘요. 안시성에 등장하는 대단한 명언이 있죠.
우리는 물러서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우리는 무릎 꿇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우리는 항복이란 걸 배우지 못했다.
영화 <안시성> 스틸컷 _ 출처 : 구글
안시성 전투가 아시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라고 하죠?
약 1,400여 년 전 동아시아 전쟁사에 손꼽히는 규모의 전략과 전술로 유명한 전투가 안시성 전투입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서 보면, 영화 볼 때 소름 돋을 것 같아요. 이미 승리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익히 알고 있어도, 어떤 방식으로 전투했기에 승리했을지는 자세히 모르는데 말입니다.그런 것을 영화에서 알 수도 있겠죠?
대체로 사실을 기반으로 제작되긴 했죠. 게다가 전쟁의 리얼함을 잘 살리기 위해서, 출연자만 무려 6,500명이며, 전투에 활용된 말도 650마리나 됩니다. 그리고 안시성 전투에서는 빠질 수 없는 토산을 쌓는 장면에서 당연히 CG를 사용했거니 했는데, 그 토산을 직접 쌓아서 제작했다고 하네요.
영화 <안시성> 스틸컷 _ 출처 : 구글
토산을 직접 쌓는다고요? 그럼 제작비가 엄청났겠는데요? 그만큼 더 많은 분들께 유익한 영화가 전달되어서 승리한 역사가 널리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적군은 당나라 황제 이세민이 끄는 부대였죠. 안시성 전투 전까지는 역사에서 단 한 번도 전쟁에서 패한 적 없다고 알려진 황제죠. 중국 역사상 가장 강력하였기 때문에 전쟁의 신으로까지 불린다고 합니다. 그가 이끄는 부대가 영화에서 등장하는데, 그 순간 이미 역사를 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길 수 없을 것처럼 보였어요.
영화 <안시성> 스틸컷 _ 출처 : 구글
정말 많은 군사가 등장했나 보군요. 전투 장면이 리얼한 영화니까 아무래도 여성들보다는 남성들이 선호하시려나요? 편파적 발언인가요.
음, 글쎄요, 아무래도 그런 측면이 있긴 하겠죠. 그러나 안시성만큼은 예외일 것 같네요. 왜냐하면 주연이 배우 조인성 씨거든요. 심지어 남주혁 배우까지 등장하는 걸요. 두 배우만으로도 이미 여성 관객 확보는 끝났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온 가족이 모여 이 영화를 보신 뒤에 긍지와 자신감을 무장하셨으면 좋겠어요. 곧 2021년이 다가오니까 또 한 해를 고스란히 이겨 낼 긍정적 무기를 장착해야 좋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