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tzMe Jan 10. 2021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

무비에게 인생을 묻다. 38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 산다. 이번에는 어떤 인생을 만나게 되는 걸까요?

애니메이션 속에서 인생의 답을 찾게 된 오웬의 이야기예요. 이미 인생에서 승리했다고도 말할 수 있는 오웬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를 쭉 만나볼게요.



벌써 인생을 승리했다니, 과연 얼마나 많은 역경을 거쳤기에 승리라는 말을 벌써 듣는 거죠?

평범한 가족이 있었어요. 부모님과 아들이 둘인 집이죠. 아, 혹시 자폐증이 어떤 병인지는 아시죠?



알죠. 심리적으로 현실과 동떨어지고, 자기 내면세계에만 틀어박혀서 살게 되는 정신적 질환으로 알고 있어요.

네. 현실이 마치 꿈처럼 어지럽고, 사람과의 소통 자체가 어렵다고 합니다.



명확한 원인을 모른다고 하던데, 혹시 오웬이 자폐증인가요? 아니면 자폐증에 걸린 사람을 오웬이 만나게 되는 것인지.

주인공 오웬 서스킨드 이야기예요. 오웬 서스킨드는 태어나서 세 살이 되던 해에, 갑자기 행동이 이상해지더니 말을 하지 않는 아이로 변하게 되었어요.



세 살 이전에는 괜찮았는데, 갑자기 세 살 때 그런 건가요?

세 살까지는 잘 자랐어요. 그러다 갑자기 말문을 닫기 시작하더니 걸음도 비틀거리게 됩니다. 오웬은 형이 한 명 있었고, 부모님은 월스트리트의 유명한 저널리스트였는데요, 갑작스러운 오웬의 상태에 불안해진 부모님은 의사를 찾아가게 되었고, 검사 이후 결국 의사로부터 오웬이 자폐증이라는 말을 듣게 되죠.

다큐멘터리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 오웬가족_이미지 출처:구글



형이 있고, 둘째 아들이 오웬이군요. 세 살까지 멀쩡했기 때문에 자폐증 진단을 받았을 때,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심적으로 무척 감당하기 고통스러웠겠네요.

네. 혹시 주변에 비슷한 상황인 분이 떠오르신다면, 반드시 이 작품을 알려주세요. 많이 도움이 되실 거예요. 이 작품이 실화인 것은 당연하고, 실제 인물이 직접 등장까지 했어요. 이것이 무슨 의미냐면, 자폐증 오웬이 2017년 9월에 개봉했던 이 작품 다큐멘터리에 참여했다는 말이 됩니다.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현재 오웬이 하고 있다는 의미겠죠. 오웬의 가족도 모두 등장하여 자폐아를 둔 가정에 대해 꾸밈없이 보여주고 있어요. 무엇보다 극복한 계기가 나오므로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께 큰 도움이 되실 거예요. 44회 애니어워드에서 수상을 했고, 많은 영화제에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로 후보에 오른 훌륭한 작품이죠.


다큐멘터리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 오웬가족_이미지 출처:구글



, 그렇다면 이제 오웬이 어느 정도 사람들과 소통도 가능해졌다는 건가요?

네. 작품에선 오웬의 23세까지를 보여주는데요,  개봉 시기로 미루어 지금쯤 20대 중반을 넘겼을 나이네요. 작품 속 오웬은 소통뿐 아니라 프랑스에서 열리는 자폐증 콘퍼런스에 초대도 받아 갈 만큼 변화되어 있어요. 콘퍼런스 시작 때 자폐증에 관한 발표를 오웬이 하면 좋겠다는 부탁을 받았고, 그것을 오웬이 승인하였기에 초대되어 가는 거죠.

다큐멘터리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 오웬 서스킨드_이미지 출처:구글


 

자폐증은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힘든데, 오웬이 직접 발표까지 한다면, 발표문도 본인이 직접 썼다는 건가요? 사람 많은 곳에서 진짜 발표를 하는 거면, 실로 대단한 것인데, 대체 성장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오웬의 상태가 좋아졌을까요?

프랑스에 가서 발표할 발표문도 직접 쓴 것이 맞습니다. 발표도 진짜 스스로 하는데요. 작품 속에서도 꼭 확인해보셨으면 해요. 학생들과 함께 보기에 아주 건전하면서도 용기를 주는 좋은 작품이에요. 오웬의 성장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느냐에 대한 해답은 영화 제목에 있어요.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이라는 제목인데요, 오웬이 세 살부터 말을 잃고,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혼자만의 세계에 빠지자, 처음엔 부모님이 지켜보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1년 후 어렴풋이 오웬이 어떤 단어를 얘기하는 것을 발견하죠. 자세히 들어보니 오웬이 유난히 좋아해서, 항상 틀어두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대사를 하는 겁니다. 그때 부모님은 충격에 빠지죠. 두 번 다시 소통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포기했던 오웬이, 애니메이션 속에서 혼자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거예요.

다큐멘터리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 스틸컷_이미지 출처:구글


놀랍네요. 오웬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정말 좋아했었군요. 애니메이션 속 대사를 한다니 놀라운데요.

현실의 사람과는 상호작용을 못해도 애니메이션은 볼 수 있었던 거예요.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정말 많잖아요. 그 많은 작품 속에서 자신과 상황이 비슷한 부분의 문장을 익히게 된 거죠. 예를 들어 오웬은 스스로 어른이 되기엔 어린것을 알았고, 현실 속의 성인들과의 대화는 어려워 보였기 때문에 아직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죠. 그럴 때 오웬이 할 수 있는 문장은, 피터팬 속에 나오는 어른이 되기 싫어, 라는 대사였던 거죠.


다큐멘터리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 스틸컷_이미지 출처:구글


다 외우고 있다가 자신의 상황에 딱 맞는 대사를 꺼내 사용한다는 건데, 셀 수 없이 많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다 봤고 대사를 다 외운 거라면 정말 놀랍습니다.

전부 봤고 전부 외웠다는 것이 오웬의 부모님조차도 믿기지 않았죠. 애니메이션은 좁은 공간에서 오웬과 티브이 둘만 있을 수 있으니, 오웬은 그 속에서 안정을 느낄 수 있었고, 안정된 상태에서 보던 애니메이션이니 오웬에게 흡수가 매우 잘 되었던 것 같아요. 이야기 속의 상황을 캐치하여, 상황에 맞는 문장을 통으로 외웠던 건데요. 여기서 자폐를 앓는 사람이, 넓은 인간관계는 극단적 스트레스지만 좁은 세계에선 안정을 느끼고, 그때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학습을 하면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알게 돼요. 자폐증의 세계를 한층 더 이해할 수 있게 해 줍니다. 한 인생을 이해하게 된다는 건 어쩌면 대단한 능력이 생기는 것과 같잖아요? 이 작품 보시고, 그 능력으로 주위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다큐멘터리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 오웬 서스킨드_이미지 출처:구글

세상으로 나오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것이야말로 정말 승리한 인생이죠.

자폐가 맞든 아니든, 자신만의 세계에서도 소통할 수 있는 자신만의 대사를 찾기가 쉽지 않은 법이죠.

순수한 애니메이션 속에서, 무거운 삶의 답을 찾아야 했다는 게 먹먹하지만,

이제라도 마치 수화를 배워둔 것처럼 든든한 소통의 도구를 하나 얻은 느낌이네요.

오늘 훈훈한 작품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 소개였습니다.

다큐멘터리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 포스터_이미지 출처:구글

author, SuJi

영화서점

이전 07화 해적, 디스코왕 되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