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tzMe Feb 06. 2021

라라랜드

무비에게 인생을 묻다. 59

모르는 분이 안 계신 영화 중 하나죠. 라라랜드! 이 작품을 통해 과연 어떤 인생을 만나시려는 거죠?

내용은 모르는 분이 안 계실 테니, 천재 영화감독이라는 타이들의 <라라랜드> 감독 데미안 셔젤을 만나볼게요.



그렇군요, 데이미언 셔젤! 라라랜드2016년 연말을 강타했었죠.

연말뿐인가요, 이듬해 봄까지도 좀처럼 극장에서 내려지 않걸요.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첫 장면부터 강력한데, 오프닝 장면 5분의 평가만으로 오스카 영화상을 받았다죠. 뮤지컬 영화로는 처음 받는 상이었어요.

영화 <라라랜드> _  이미지: 구글



정말로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았어요. 영화 자주 보시는 분은 뮤지컬 영화가 익숙할 수도 있는데, 그러지 못한 분께는 아직 생소한 장르일 텐데도 3백만 관객을 훨씬 넘겼죠?

국내 집계만 3백6십만이 넘었어요. 셔젤 감독 각본으로 영화에 참여한 적은 많은데, 직접 각본 쓰고 감독까지 맡은 작품으로는 라라랜드가 두 번째래요. 그럼에도 이토록 큰 흥행에, 서른두 살 나이 천재 감독 타이틀까지 단 거죠. 찾아보시면 제가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유명한 상을 휩쓸어 버린 사실 확인할 수 있답니다.

영화 <라라랜드> _  이미지: 구글



데이미언 셔젤 처럼 되려고 꿈꾸는 청소년들도 많겠죠? 셔젤 감독은 언제부터 영화감독에 대한 꿈을 가졌던 걸까요.

어릴 적부터래요. 어릴 때 영화감독이 꿈이었는데 음악 또한 너무 좋대요. 자라면서 중간에 음악가로 꿈이 바뀔 만큼 음악 좋아했다는데, 음악 전공하는 집단에서는 자신이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더라는 거죠. 그 사실을 인지하곤 곧 영화감독으로 마음을 잡습니다. 음악을 가미한 영화를 찍게 되죠.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 그리고 셔젤의 첫 영화 <위플래쉬>도 천재 드러머의 이야기로 음악을 다루고 있죠.

영화 <라라랜드> _  이미지: 구글



강력했던 영화 <위플래쉬>가 셔젤 감독 작품이었군요! 스스로 강점과 약점을 잘 캐치한 사람이군요. 일찍 스스로에 대해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니 어린 시절부터 사고하는 훈련이 잘 었나 봅니다. 똑똑했네요.

스스로 내면도 잘 탐구했겠지만 이 모든 것을 다 제쳐두고 정말로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무엇이냐. 영화감독에 대한 갈망이 너무 커서 삶의 초점을 작품에만 맞추다 보니, 어느덧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시선이 단련되어 있던 거죠. 내 이야기를 잘 표현해낼 배우를 사심없이 정확히 볼 수 있는 능력은 아주 중요한 것 같아요. 셔젤은 자신의 작품에 맞는 배우가 누구일지 누구보다 매섭게 찾아. 뮤지컬 영화음악작품의 성공 여부 반 이상 결정짓는데 음악적 재능이 뛰어났던 셔젤에겐 같은 학교 하버드 대학에 호흡 잘 맞는 친구도 있었죠. 그 친구가 라라랜드 음악 파트너 됩니다.

영화 <라라랜드> _  이미지: 구글



그렇죠. 라라랜드의 감동에서 음악도 큰 몫을 차지했는데 셔젤 감독 친구였군요.

네, 당연히 음악성도 중요하지만, 뮤지컬이라는 장르에서 작가와 작곡가의 호흡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그 호흡이 작품에 그대로 드러났기에 라라랜드가 그토록 감동적이면서도 센스 넘치는 작품이지 않았나 싶어요. 또 하나, 셔젤 감독이 영화에서 정말 중요하게 여겼던 포인트가 있어요. 감미로운 음악과 재치 넘치는 비트가 관객들 호흡에 쉼표 역할을 해주었다면, 셔젤이 내민 비장의 무기! 바로 롱테이크 촬영기법이었죠. 오프닝에서의 엄청난 한 방이었는데, 제 개인적 의견으로 바로 이 롱테이크가 영화의 주제 아닐까 싶습니다.

라라랜드 오프닝 _ 구글


조금은 어려운 말씀이네요. 왜 롱테이크가 영화의 주제라고 말씀하시는 거죠? 롱 테이크. 컷을 나누지 않고 셔터 한 번 눌러서 긴 장면을 계속 이어 찍는 촬영기법을 말씀하시는 거 맞죠?

네. 대부분의 영화는 컷을 나누어 한 컷씩 찍은 뒤, 편집으로 장면을 이어가는데, 롱테이크는 액션! 외치고 나서 쉬지 않아요. 프레임 안에서 배우가 실수 없이 긴 장면을 완벽히 소화해야 하는 거죠. 그런데 아시겠지만 오프닝에 한 두 명이 등장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 중 한 사람이라도 NG를 내면 모든 사람이 다시 긴 샷을 반복해서 연기해야 하는 겁니다. 모험적 요소가 너무 큰 관계로, 굳이 이유가 있지 않으면, 롱테이크는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액션!'이 외쳐진 뒤 셔터를 눌렀고, 1초, 2초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오른 쪽으로 무빙하며 배우들을 찍다가 20초에는 주차되는 차를 찍어야 하죠. 차는 20초에 카메라 초점이 향한 곳에 정확히 주차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다음 27초에 도로를 밟는 누군가의 발로 카메라를 돌린다. 피사체가 멀리 있으면 전신이 찍힐 텐데, 발만 찍는다면, 27초에 정확히 카메라의 초점이 나가지 않는 가까운 곳에서, 발이 프레임 안으로 들어와 주어야 한다는 거죠. 다시 33초에 반대편에서 차로 돌진하는 허공의 자전거, 38초에 앞에 있는 트럭의 뒷문이 열리는 장면, 45초에 허공으로 뛰어오르는 사람들. 어떨까요. 이런 롱 테이크가 쉬울까요? 0.1초도 어긋나면 안 되는데? 누구 한 사람도 정확히 정말 메트로놈처럼 움직여 주지 않으면 바로 NG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셔젤의 롱테이크 오프닝은 무려 5분이에요. 그것을 단 1회 촬영으로 성공시킵니다. 천재 타이틀이 여기서 나오는 거죠.

라라랜드 오프닝 _ 구글



상당히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것이었네요. 배우들과의 호흡도 정말 잘 맞아야 하겠고요. 그데 각각의 컷을 끊어서 촬영했다면, 오프닝의 멋진 춤을 더 화려하게 그릴 수 있지도 않았을까요? 왜 셔젤감독은 그렇게 어려운 오프닝 부분을  하필 롱테이크 기법으로 굳이 갔을까요? 그리고 무비님은 왜 그것이 영화의 주제라고 말하는 거죠?

셔젤은 인생을 말하고 싶었던 거겠죠. 꿈을 가진 수많은 인생. '응? 그것이랑 롱테이크가 무슨 상관이야.' 네, 수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 오프닝 장면의 롱테이크가 중요한 이유, 사실은 수많은 인생과 얽혀사는 우리 인생도 롱테이크예요. 우리 인생을 영화처럼 좋은 샷만 딱 딱 끊고 이어서 편집할 수가 없잖아요. 태어날 때 '액션!' 하고 이미 눌러져 버린  인생의 셔터는 인생이 끝나는 날까지 누구도 멈출 수가 없거든요. 인생을 미리 연습해보고 살 수도 없는 것이고, 실패했다고 하여, 컷! NG! 다시! 할 수 없는 거죠. 그래서 마지막 회상 장면을 보시면, 또 한 번의 롱테이크의 의미를 알 수 있으며 감동이 몰려오는 겁니다. 재촬영도 수정도 불가한, 리얼한 내 삶인 거죠.

중간중간 라이언 고슬링이 울려주는 경적소리의 의미, 누군가 내 인생에서 그렇게 경각심을 울려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는 의미까지 생각하고 보시면, 더욱 감동 넘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색다른 해석이 와 닿네요.

카메라 셔터가 눌러진 롱테이크 인생이라는 말

이미 마음에 경적소리가 울렸습니다.  

그렇죠. 인생에서 그런 경각심을 울려줄 멋진 친구가 있다면 그것만으로 훌륭한 인생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컬러풀했다가 끝으로 갈수록 클래식 해지는 의상 하며, 깊이 스며드는 음악, 환상적인 러브 스토리에 마치 현을 켜는 듯 추억을 거스르는 장면까지, 모든 부분이 박자와 규격에 맞는 파편으로 심장에 와서 박히는 영화였니다.

관객을 환상의 음표 위에 올려두었던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 였습니다.  

<라라랜드> 포스터 _ 출처: 네이버

author, SuJi

영화서점

이전 28화 해피해피 브레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