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것을 잡을 수 있는 시간은, 순간의 찰나이다.’라는 삶의 힌트를 간직한, 네. 로맨틱한 영화에서 스위트한 인생을 만나겠습니다.
오! 좋습니다. 곧 봄도 다가오고 있고 말이죠.
그렇네요. 이 영화와 함께, 해보지 못했던 사랑도, 식었던 사랑도, 다시 예쁘게 싹 틔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랑이 싹트게 될 마법 같은 영화다!
네. 2010년 가을에 개봉했던 작품이죠. <레터스 투 줄리엣>에는 <맘마미아>의 주인공,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역시나 주인공 '소피'로 등장합니다.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 _ 이미지 : NAVER
제목이 <레터스 투 줄리엣>이라서주인공 이름이 ‘줄리엣’ 일 줄 알았는데, 소피군요? 그렇다면 '줄리엣'은 어떤 의미일까요?
먼저 이 작품은 미국 영화인데요, 대부분의 로케이션이 이탈리아예요. 이탈리아 베로나에는 '로미오와 줄리엣' 배경이 되었던 줄리엣의 집이 13세기 때 모습 그대로 재현되어있는데요. 바로 그곳, '줄리엣의 발코니'라 불리는 곳이 핵심 장소로 등장합니다.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 _ 이미지 : NAVER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이군요. '줄리엣의 발코니'에는 우체통이 있어서실제로 여러 사람이 그 속에 아름다운 편지들을 넣곤 한다고 들었습니다.
네. 그리고 영화에서는 또 하나의 장치가 등장하는데요. 실제로는 그곳 벽면에 무언가를 붙일 수 없으나, 영화에서는 줄리엣의 발코니 벽면에 여러 나라 여성들이 비밀스러운 사랑을 고백하려고, 편지를 붙여두었다고 설정되었어요.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 _ 이미지 : NAVER
비밀스러운 사랑을 고백하는 곳이다. 은근히 낭만적인데요? 소피도 그곳에서 편지를 써 붙이나요?
편지를 쓰지는 않았아요, 다만 한 통의 편지를 발견하죠. 사실 러브레터 같은 것을 쓰기에는 아쉽게도 소피에게 결혼을 약속한 약혼자가 있었어요. 물론 약혼자가 늘 일만 중요하게 여기는 게 문제이긴 했지만요. 지금 이탈리아에 와 있는 이유도 약혼자의 업무 스케줄 때문이었죠. 약혼자는 소피에게 아직 올리지도 않은 결혼식의 신혼여행을 미리 당겨서 다녀오자며, 업무 겸 여행으로 이곳 이탈리아에 온 것이에요. 소피는 서운했지만 그래도 약혼자를 배려하는 마음에 신혼여행 겸 출장이라는 이탈리아행을 함께 하기로 한 건데요, 여행을 와서도 약혼자는 오직 일만 생각하죠.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 _ 이미지 : NAVER
할 수 없이 소피는 여행 온 일주일 동안을 혼자 보내게 된 상황이 됐고, 그동안 줄리엣의 발코니를 방문했던 것이에요. 바로 그곳에서 무려 50년 전 누군가가 써둔 러브레터 한 통을 발견한 것이죠. 작가 지망생이었던 소피는 그 편지에 아주 큰 의미부여를 하게 됩니다.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 _ 이미지 : NAVER
50년 전에 누군가 사랑을 고백해둔 것이라면, 소피가 발견한 편지의 주인공이 생존해 있을까요? 남자도 아니고 여성들이 쓰는 편지라고 했는데, 그것이 소피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기대됩니다.
50년 전의 첫사랑 로렌조라는 남성에게 보내는 클레어라는 여성의 편지였죠. 클레어는 다행히도 지금 할머니가 되어 생존해 있었어요. 50년이 지난 현재에 편지를 발견한 소피가 문득 클레어 할머니께 답장을 보냅니다. 그리고 소피 앞에 클레어 할머니와 손자 찰리가 나타나게 되죠. 찰리는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인 할머니 첫사랑을 찾아드리려 노력하던 중이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어요. 오히려 소피 때문에 할머니가 더 마음이 들떠 계시니 소피에게 반감이 들게 되죠.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 _ 이미지 : NAVER
예상치 못한 이야기가 펼쳐지네요. 할머니가 되어서도 첫사랑을 찾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이 참 뭐랄까요. 애절함이 느껴진달까요. 손자가 그런 할머니의 마음을 알아주기에는, 아무래도 그렇잖아요? 여자 마음은 여자가 가장 잘 헤아려주는 법이잖습니까.
그런가 봅니다. 할머니의 러브스토리에 마음을 빼앗겨 버린 소피가 앞장서서 할머니의 첫사랑 로렌조 할아버지 찾는 일에 함께 하게 되죠. 이 과정에서 할머니의 손자 찰리와 많이 부딪히기도 합니다. 일단 할머니께서 소피에게 줄 수 있는 단서는 딱 하나, 로렌조라는 이름밖에 없는데요. 이탈리아에 할머니의 첫사랑일지도 모르는, 가능성 있는 연령대의 로렌조가 무려 이른 네 분이나 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찰리는 그 많은 로렌조 중에 어떻게 첫사랑을 찾냐며 불만이 더욱 커졌고, 소피와 더욱 티격태격하게 됩니다.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 _ 이미지 : NAVER
오. 저는 로렌조가 74명이라는 것보다 찰리와 소피가 티격태격하는 것에 왜 더 관심이 갈까요?
눈치채셨군요? 할머니가 첫사랑을 찾는다는 영화 속 작은 이야기는, 바로 소피의 사랑을 찾아주는 다리 역할도 하게 되죠. 할머니의 사랑을 찾던 소피도 결국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되는데요, 티격태격하던 찰리와 소피가 서로 느낍니다. 언제부터인지 서로에게 끌리고 있다는 것을요.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 _ 이미지 : NAVER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피에겐 약혼자가 있죠. 아무리 일 중심의 약혼자라고 하지만, 두 사람은 엄연히 앞당긴 신혼여행을 온 것이기도 하죠. 어떻게 되나요? 혹시 소피의 사랑도 할머니의 50년 전처럼 편지로 남게 되는 것은 아닌가요?
배우자와 사별 후였던 클레어와 로렌조가 재회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지난 50년에 대한 이야기를 하죠. 소피와 찰리는 그들을 보며 생각합니다.
우리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은 과오를 범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나 현실이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는 없겠죠.
영화 속에서 소피와 찰리의 결정을 직접 보시면, 현실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랑을 지배하며, 얼마나 사사건건 참견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시게 돼요. 다만 앞에서 말씀드렸던 힌트가 영화 속에서 우리 가슴을 애타게 해주는 명장면이 된다는 점 기억하시고, 봄이 다가오는 이맘때, 한 번쯤 설레어보는 것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