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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zMe Mar 22. 2021

맛이 '-3Nyam' 만큼 좋아

인류에게 이로움을 제공할 공식.

어렴풋이 기억나는군.

그 언젠가 위대한 발견을 하였었지.

허허.

어쩌겠나. 절로 웃음이 나는 것을.


그때 그 발견과 내가 세운 공식으로 인하여, 인류는 새로운 문명을 맞이하였네.

인류의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해낸 셈이지.


어떻게 증명하냐고? 객관적인 근거가 있냐고?

허허허.

그런 것이 있을 리가 있겠나.

이미 명백히 밝혀져 이 지구상의 모든 소리를 가진 생물, 특히 생물 중에서도 사람이라면, 반드시 사용하고 있는 공식이거늘. 허허.


그때, 무릎을 치지 않았겠나.

좋은 향기를 맡았어, 라는 말 대신,

냄새의 단위로 표기 혹은 표현하는 법을 만들 아이디어가 떠올랐으니 말일세.

향기가 좋은 정도에 대해 무분별한 '음(킁킁) 이거 무슨 향이야? 어머 너무 좋'라는 말 대신, 단위'Kng'(킁)를 이용하여 한치의 오차도 없이 명확수치로 표현게 되었으니 얼마나 위대한 업적인가. 


하하.

뭘 놀라고 그러나.

다 지난 일일세.


시간에 대비한 향기의 지속시간 및 향기의 좋은 정도와 짙은 정도 등 공식도 세웠었지.

매우 과학적이고도 고차원적인, 하아,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뇌의 결실이라고나 할까.

힘들었다네.


흠. (끄덕끄덕)

이제 그 위대한 업적도

억 속 한 페이지가 되었구만.


내가 자랑스럽나?

하하.

나도 무척이나 내가 자랑스럽다네.


그래.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듣겠다고 왔는가?

내가 또 다른 공식을  발표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온 게로군.

사실인가?


이젠 내게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니라네.

공식을 만들기까지 24시간도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지.

나는 확신하네.

이 공식 또한 인류의 발전에 매우 크나큰 도움을 줄 것일세.


근거?

허허. 사람 참.

그렇게 따지면 이 세상에 맞는 말이 어디 있겠나.

내 말에 근거를 찾다니.

참으로 희한한 사람일세.

내 그런 사람을 참 여럿 만나게 되는군 그래.

다들 근거를 묻고 오류를 따지기 위해 나를 만나니, 나 원 참 혼자 있고 싶은 시간이 더욱 간절해지더군.

이리도 옆에서 북적대고 질문들을 해대니, 사람이 성가셔서 살 수가 있겠나.

나는 제대로 고독을 느끼고 싶은, 기품 있고 항상 우수에 찬 학자라네.

 

어쨌든 찾아왔으니 이번에 세운 공식을 상세히 설명해주지.

메모할 종이는 꺼냈는가?

그렇군, 녹음을 하는 군.

당사자와의 녹음은 합법, 제3자의 녹음은 불법인 것을 자네가 아는 것 보니, 조금 불안하구먼.

 

아니, 내가 정색하는 이유는 딴 게 아니라, 으흠.

아닐세, 아닐세, 잠시 물 한 모금.

(꿀꺽) 으흠.


내 공식의 진위여부에 대해 이전의 수많은 사람처럼 자네가 나를 신고할까 봐 겁내는 것이 아니라네.

단지, 내가 발명한 공식을 자네 녹음기가 빼앗아, 내 권리를 교묘히 훔쳐가지는 않나, 잠시 그 생각에 정색했을 뿐이네.


그럼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지.


그러니까 그날은,

토요일이었네.

자정이 지났으므로 그저께라고 해두.


학자이기 때문에 하루 종일 뇌 운동을 하고 있다가 집에서 입은 옷차림 그대로 모자를 눌러쓰곤 외출했다네.


날씨가 말일세.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흐릿하고 낭만적이지 않겠나.

하아.

그날이 눈에 선 하다네.

흐린데도 바람엔 적당한 온기가 묻어왔었지.


아니, 말을 딴 데로 돌리는 것은 아니니 다그치지 말게.

혹시 자네 형사인가?

아, 아니라면 다행이네.

그래. 으흠.


반가운 분이셨지.

우리는 차를 타고 이동했.

이윽고 어느 아늑한 파스타 집에 도착하였네.


이럴 수가.

너무도 멋진 바닷가 마을이지 않겠나?

더할 나위 없이 낭만적이더군.

날씨가 단단히 한몫을 하더라는 거지.


그런데 말일세?

평소에 잘 먹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먹는 것에는 전혀 취미가 없는 내가


"아니! 왜 이렇게 맛있는 거야?"


싶었다는 것 아닌가.

흠.

희한했지.

맛이 있다라.

그렇다면 어디 보자.
 

아까 말했지 않나, 나는 매우 기품 있고 항상 우수에 찬 학자라고.

그랬네. 학자답게 매우 깊이 있는 탐구를 해보았지.
해보다가 문득 밖을 보니
오호라!
날이 저물어가고 있더군.

그리곤 한참을 먹었지.

다가 고개를 돌려
또 밖을 보니!

오호라!
밖에는 더욱더 짙은 어두움이 깔렸군!



그렇군.
그렇군, 그렇군, 그랬어!

맛의 비법.

그것을 드디어 알아냈다는 것 아니겠.

바로 가 말일세!

자,
순서를 받아 적도록 하게.

바로 알려주겠네.


맛있는 요리가 되기 위한 과정 중에
가장 먼저는 말이지!
필요한 주요 조건이 존재네.
반드시 그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맛있는 요리가 되는 것이지.
 
그것은, 
시간에 따른 '배고픔'과 유사한 것으로써,
시간에 따른 '오랜만'이라는 전제조건인데
그 '오랜만'이라는 조건이 필수조건이네.

반드시 필요다네!

만일, '오랜만'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대입할 수 있는 것은 유일하게 딱 하나 있.
'매우 격하게 친하고 좋아하는'이라는 조건데,
이 조건이 반드시 필요한 자격조건이네.
'오랜만'과 같은 값을 얻을 수 있는  '매우 격하게 친하고 좋아하는'이니, 이것 필히 기억해두.
( 부분은 시험에 반드시 출제된다네.)

오랜만.

오랜만이라는 기준은 각각 다르지만

(언젠가 '오랜만'에 대한 단위와 공식 '잠깐'에 대한 단위와 공식도 만들어 정의도록 하겠네.)


어쨌든 토요일 나의 귀한 은, 내 기준에 꽤 오랜만에 만나게 되는 언니였네. 
1차 조건인 '오랜만'이 충족된 것이지.


다음으로 2차 필요조건이 있는데,
그것마저 충족되었지 않겠나.
그것이 무어냐.

바로,
이야기로 잘 버무려진 시간,
시간, 시간.
시간.
 
마치 시계가 가듯
째깍째깍 비워져 가는
파이Π (PI)와 파이π(pi)


맛의 비법에도 수학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해낸 내 지식의 경지에 너무 감탄하진 말게.


SCI 논문에 등재되어 발표되고 내 주가가 치솟아 황제주로 나스닥 상장이 된다면, 자네가 그토록 원하는 티셔츠 등 부분에 친필 사인을 해주겠네.

자, 그럼 정신 차리게.

정리를 해볼까 하네.
파이Π(PI)와 파이π(pi)
총승(누적 곱하기)과 원주율(3.14)

[공식]
ON(ORENMAN)+ Π + π + ES(Eyagi Sauce)

바로 이것이라네.

본래 가장 높은 곳, 모든 것의 정수에 위치한 것들은 간결한 법이지.

 공식도 매우 간결하지 않나?

공식이 끝내주는 맛의 비법에 대한 공식.


오래 알고 지낸 누적된 시간에 당일 함께인 시간을 더한 다음
그 틈을 파고드는 이야기로 잘 버무린 그 맛이야말로, 캬아.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맛이 되는 것 아니겠나.
어렵지 않지?

진정,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맛이 탄생되는
인류 최초의 공식을 자네가 만나는 경이로운 순간이네.

말이야.

정말이지.
하아.
자네가 보다시피 이러니 내가 매일 잠이 모자라지 않겠나?

자네, 진정 나 만큼 인류를 걱정하는 학자를 본 적이라도 있는가?


좋아. 내 선심 쓰겠네.

냄새 표기에 관한 공식도 첨부파일로 줄 테니, 마음껏 활용하게.


아.

그, 저기,

러니까, 네 말일세.

잊지 말고 인데.

그, 뭐더라. 내 계좌번호 말인데, 자네 알지 않나?

계좌에 음, 입금을 좀 하게.


오늘 지식이 고마운 만큼 (고마움에 대한 질량과 무게도 내 꼭 만들어 내겠네.) 금액이 정해진 건 아니네만 동그라미 6개 이하는 내 결코 받지 않는다네. 


결혼 축의금만 긴긴 세월 내고, 거두어들이지는 못한 부모님의 닦달 때문이라고 하면 구차한가.

좀, 부탁이네.

앞으로 남은 내 연구를 위하여서라도 좀 두둑허니 넣어줄 수 없겠나?

그럼 좀 부탁하네.

보통 천만 원 정도는 기본으로 보내지만 특별히 자네는 0을 하나 빼준 거니, 웬만하면 넣어보게.


아, 또 하나 중요한 것을 빼먹을 뻔했구만.

자네가 돈을 두둑하게 입금한다고 믿고, 내 알려주겠네.


공식에 대입하여 나온 값이, 마이너스 3 Nyam이면 최고로 맛있는 기준값이 되는 거라네.

표기는 '-3 Nyam'이라고 쓰고,

읽을 때의 발음은 '음냠냠냠'이라고 한다네.

author, SuJi


약속한 대로 아래에는,

냄새에 관해 공식과 단위를 발표한 나의 화려했던 시절 이야기라네.


https://brunch.co.kr/@itsmer13g/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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