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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괜찮아 Aug 25. 2024

위대한 개츠비

주다주: 안녕하세요? 오늘의 책 시사회의 주인공은 <위대한 개츠비>입니다. 1925년에 스콧 피츠제럴드 (F. Scott Fitzgerald)가 발표한 소설로  발표당시에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2차 대전 후  재발간이 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하여 지금은 미국의 대표적 문학작품으로 자리매김을 하였습니다. 미국에서는 학생들의 필독서가 되었으며, 여러 번 영화화된 작품입니다. 아메리칸드림을 이룬 영웅의 성공과 좌절의 전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미국 중서부 (North Dakota)에서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개츠비는 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대위로 임관되어 참전하였고, 테일러 기지에 주둔하던 중 상류층 여인 데이지 페이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그는 해외로 파병되었고, 예상치 못한 일들로 귀향이 늦어집니다.  그 사이에 데이지는  시카고 출신의 부호인 톰 뷰캐년과 결혼을 합니다.  5년 후 뉴욕의 롱아일랜드의 같은 지역에 살고 있던  이들은 개츠비의 이웃인 닉에 의해 만나게 됩니다. 닉은 데이지와는 친척지간이며, 이 소설의 화자입니다. 그 후 개츠비는 데이지와 다시 5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그녀와 사랑에 빠집니다. 더운 여름 어느 날 데이지와 그녀의 남편, 개츠비, 그리고 닉과 그의 데이트녀였던 조던과 뉴욕 시내에 나갑니다. 개츠비와 톰사이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개츠비와 데이지가 먼저 다른 차를 타고 집으로 오는 와중에 윌슨의 아내인 머틀, 사실 톰과 불륜관계에 있는 여자이죠, 을 치어서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사실 그때 운전을 데이지가 하고 있었죠. 톰은 윌슨을 조종하여, 윌슨이 개츠비를 총으로 쏘아 죽이게 하죠. 개츠비의 장례식에는 그동안 그가 주최하였던 파티에 참석했던 수많은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그와 동업관계에 있던 울프삼도 참석하지 않고, 집에 일하는 사람과, 이름을 알 수 없는 방문자, 닉 그리고 그의 아버지만이 참석한 채 진행되었습니다. 


오늘 이 시사회에 개츠비 씨, 그리고 데이지 씨, 톰씨, 그리고 화자로 활동을 한 닉 케러에 이 씨가 참석하였습니다. 


주다주: 안녕하세요 이렇게 초대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더운 날씨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데이지: 헬로, 데이지 페이, 아니 데이지 뷰캐년입니다.

톰: 안녕하세요? 데이지의 남편 톰 뷰캐년입니다. 

닉: 안녕하세요, 데이지의 사촌이자, 개츠비의 이웃인 닉캐러웨이입니다. 

개츠비: 반갑습니다. 제이 개츠비입니다. 법적이름은 제임스 개츠이지만요. 


II 재즈시대 (Jazz Age)


주다주: 이 책에서 기본 정서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 1920년대의 재즈세대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설명을 좀 부탁드립니다. 


닉: 제가 재즈시대라고 언급을 하였는데,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의 경제는 활기를 띠고 물질적인 풍요를 누립니다. 자동차도 갑자기 많아지고, 대중예술 - 영화나 대중음악-이 등장하면서 유행을 타기 시작했죠. 더불어 파티가 왕성해지요. 파티장에서는 술과 재즈음악과 춤의 향락이 넘쳐흘렀죠. 그러면서 도덕적인 판단이 흐려지는 상황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죠. 사람들은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돌이켜보면 상당한 혼란의 시대였습니다. 


주다주: 여기서 닉 씨가 일하고 있는 증권시장도 호황을 이루게 되죠. 소위 물적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아메리칸드림이 형상화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겠죠. 


닉:   미국에서는 1790년에 보스턴에서 거래가 이루어졌고 100년 후인 1890년대에 다우존스 인덱스가 발표되죠. 그리고 개츠비가 죽은 다음 해인 23년에 S&P500가 시작됩니다. 


주다주: 저희가 대한제국 시대일 때 미국에서는 주식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참... 산업화에 있어 시간의 차를 알 수 있네요. 


닉: 그래도 이 때는 주식거래인들이 지금처럼 돈을 잘 버는 때가 아니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주식에 눈을 돌리고 주식에 몰빵 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시기이기도 하죠. 개츠비가 죽고 나서 주식 열풍이 불어  돈을 많이 벌기 시작했어요.  10년간 열풍이 불다가 결국 20년대 말에 주식시장이 붕괴되는 사건이 나죠. 


주다주: 그러한 시기에 술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이 불법이었다는 것이 좀 이해하기 힘들어요. 파티를 술 없이 할 수 있나요? 


개츠비:  전쟁 중에 임시로 만들어진 법령인데, 전쟁이 끝나고도 10년 이상 지속된 법령이지요. 그런데 사람들이 마시지 말라고 안 마시겠어요? 거의 본능적인 행위인데요. 그래서 결국은 지하세계에서 불법으로 술이 거래가 될 수밖에 없었죠.


닉: 이때 소위 검은 세력들, 대표적으로 시카고 배경의 마피아가 밀주로 상당한 돈과 권력을 거머쥐게 되죠. 


닉: 아직도 술 판매를 금지하는 전통의 자취가 남아 있죠. 어떤 주는 12시 이후로 술을 팔지 않고 어떤 주는 일요일에 주류 판매를 금지한다든가 하죠. 


주다주: 본인은 부인하지만, 개츠비 씨가 밀주로 돈을 많이 벌었다고 의심을 받고 있는데 사실인가요?


개츠비: (당황한 듯, 손으로 얼굴을 한 번 쓸어내린다), (얼버무리며) 사람들이 그렇데 믿는다면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죠 (말끝을 흐린다). 


주변에 사람들이 개츠비를 바라보며 웃는다 


ll 데이지와 톰의 사랑법 


주다주: 이 책에는 삼각관계가 많이 나오죠. 톰과 죽은 여자 머틀, 그리고 윌슨이 삼각관계이죠. 물론 윌슨은 잘 모르죠. 그리고 톰과 개츠비, 그리고 데이지가 삼각관계를 이루는데, 여기서 톰이 중간에 있네요. 톰은 자신의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톰: 저는 좋은 게 좋은 사람이죠. 머틀의 그 자유분방함과, 짙은 칼라의 립스틱이 좋았어요. 데이지가 현실이라면 머틀은 저에게 환상과 같은 존재였죠. 


개츠비: 그러면 머틀과 잘 살 일이지 왜 나와 데이지 사이를 방해하는 거야. 


톰: 그게 데이지가 제 것이 아니라면 저의 현실을 깨어지는 거죠. 제가 아무리 철이 없어도 현실이 없으면 이상도 환상도 의미가 없다는 것쯤은 알죠. 


개츠비: 톰씨, 데이지를 사랑합니까?


데이지: (혼자 말로) 왜 그런 걸 물으시나? 


톰: 글세 부부가 되면 사랑의 표현 방식이 달라지죠. 아이를 같이 키우고, 식사를 같이 하고... 그냥 내 사람이죠. 머틀과는 본능적으로 맞는 사람이지만 같이 생활을 하면, 제가 방치될 것 같은 사람이고요. 


개츠비: 저는 톰이 그냥 부잣집에서 아무 불편함 없이 자란 방탕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 것 같아요. 장난감이나, 와이프나 모두 그냥 자신이 소유하는 것에 그쳐버리는 그런 사람이죠. 

 

주다주: 아주 치열한 공방이 이루어지고 있네요. 그런데 저는 데이지 씨에게 묻고 싶어요. 진정으로 개츠비 씨를 사랑하셨나요?


데이지: 대답하기가 힘드네요. 남편이 외도를 하고 있을 때 개츠비를 5년 만에 다시 만났어요. 5년 전에 진정으로 사랑했던 사람이죠. 더구나 상당한 부자가 되어서 왔고요. 그래서 개츠비를 다시 만날을 때 너무 행복했어요. 무슨 영화의 주인공이라도 된 것 같았죠. 다른 점은 제가 결혼을 했다는 거죠. 그리고 아이가 있고요. 결혼을 깰 생각은 없었어요. 톰이 처음에 저에게 매우 잘해 주었어요. 워낙 가진 것이 많고 기분파이기도 하죠. 그런데  톰이 다른 여자에게 눈길을 돌리듯 개츠비도 저에게는 지금 잘해주지만, 곧 권태감을 느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5년 동안 다른 여자를 만나 사랑을 나눌 수도 있었을 텐데 저에게 집착하는 것이 가끔은 너무 강렬한 소유욕으로 느껴져서 시간이 지날수록 두렵기도 했어요. 


닉: 제가 볼 때 그냥 데이지는 속물이에요. 


다른 사람들이 '헉' 하며 주변의 눈치를 본다. 


 톰: (흥분하며 일어선다) 말이 너무 심하십니다. 


닉: 뭐가 심합니까? 결국 데이지가 운전하면서 사람을 죽인 것인데, 그것을 다 개츠비에게 뒤집어 씌어 개츠비를 죽게 만들었잖아요? 결국 두 사람을 죽게 만든 거죠.  그러고도 잘 살고 있는지... 쯔쯔(혀를 찬다).  데이지와 톰은 둘 다 속물 중에 속물이죠. 아주 둘이 잘 만났어요. 


데이지: 오빠 왜 그래요? 친척인데 서로 감싸야 되는 거 아네요?


ll 개츠비의 꿈 


닉: (데이지의 말을 무시하고) 그런데 나는 개츠비 씨가 더 궁금해요. 아니 데이지가 그냥 개츠비를 이용하는 것이 안 보였어요? 정말로 데이지가 본인을 사랑해서 가정을 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주다주: 진행자는 저인데... (웃음)


개츠비: 제가 정말 힘든 시절에 데이지를 만나서 행복했어요. 데이지와 사랑은 나눈 한 달은 제가 전쟁에서나, 불법적인 일을 하면서 힘든 생활을 헤쳐나갈 때 등대와 같았어요. '조금만 참고 힘을 내자, 저기에 가면 된다. 나는 거기서 포근하게 잠을 잘 잘 수 있다'라고 속삭이는... 데이지와 있는 시간은 그 공간의 사소한 것조차 중요해지는 완벽한 순간들이었어요. 그래서 데이지와 같이 있기만 하면 그 완벽한 순간들을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생각은 안 들었어요. 그냥 좋았어요. 


닉: 하지만 데이지는 당신을 이용했어요. 


개츠비: 알고 있어요. 이용당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가 그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어준다면 그걸로 좋죠. 저 대신 데이지가 윌슨의 총에 죽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제가 마음이 편하겠어요. 그냥 제가 죽는 게 낫죠. 


주다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츠비 장례식에 그동안 알고 지내던 그 누구도 오지 않았던 것은 무언가 자신이 잘 못 살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데이지: 저는 교통사고 이후 정신이 반쯤 나갔어요.  사실 개츠비가 죽은 것도 몰랐죠. 톰이 어딘가로 여행을 데리고 가서 멀리 있었으니까요?


닉: 그런데 만약 집에 있었더라면 개츠비의 장례식에 왔을 것 같아요?


데이지: 아마... 


톰: 그 집 파티에 드나들던 그 수많은 사람들이 다 가지 않았는데 굳이 우리가 안 간다고 이상할 게 있나요?


닉: 이래서 속물 중에 속물이라니까.


주다주: 워워. 또 가열되는 것 같아요. 개츠비 씨의 의견 듣고 싶네요. 


개츠비: 저도 서운했어요.  그런데 죽어보니, 내가 죽는 순간 나는 그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져요. 이제는 남아있는 사람들의 문제이겠죠.  데이지가 어느 날 불어오는 바람에 나의 향기를 기억해 낼 수도 있고, 그녀의 아이가 자라면서 문득 젊은 날의 나를 기억하며 죄의식에 괴로워할 수 도 있겠죠. 이젠 이건 그녀의 삶의 짐인 거죠. 내 젊은 날의 데이지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 그리고 집착도 객관적으로 보면 제가 짊어지고 있는 짐이었겠죠. 이젠 자유로워서 좋아요. 


닉: 말이 좋아 자유이지. 비참함이죠. 개츠비의 장례식에서 참 많은 생각을 했어요. 그 후론 내게 다가오는 사람에게 거리를 두고 나를 떠나가는 사람들에게 무심할 수 있었죠. 


주다주: 하지만 이렇게 비참하게 마지막을 보내는 개츠비를 왜 위대하다고 표현을 했는지요?


닉: 흔히 개츠비를 물질적 풍요와 신분상승을 추구하다 멸망하는 아메리칸드림의 영웅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이야기하지만, 저는 개츠비가 다른 사람과는 다른 게 그가 꿈을 꾸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는 그 꿈을 이루려 재물을 모은 것이기도 하고요. 저도 처음에는 개츠비를 불법으로 돈을 모은  그저 그런 부자라고 얕잡아 보기도 했는데 점점 그의 꿈의 진실함을 느꼈고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겼어요. 그게 개츠비의 위대한 점이죠. 


개츠비: 감사합니다. 


주다주: 그렇군요. 낭만주의자 개츠비, 이용당하는 개츠비, 행동하는 개츠비, 꿈꾸는 개츠비, 이 모든 것이 개츠비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죠.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고요. 이제 위대한 개츠비 책 시사회의 휘장을 닫을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참석해 주신 등장인물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이 시사회를 통해 <위대한 개츠비>를 읽으며 그 다양한 가능성에 상상의 나래를 펴실 수 있는 기회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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