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불안하고, 용기 있는 월요일

직장인의 월요일을 맞이하는 자세

by 김안녕



대체로 불안한, 나의 월요일


일요일 밤이다. 2시간 정도가 지나면 일주일 중 가장 싫다는 그날, 월요일이 온다. 참으로 어김없이 찾아오는 월요일. 아직도 그 무게감이 적어지지 않는다. 직장인이 되고 나서 '월요일'엔 거의 대체로 불안했다. 크게 무슨 중요한 일이 있거나 하지 않아도 압도적인 어떤 존재감이 있다. 나 혼자 그런 생각을 하는 거라면 어쩌면 금방 털고 일어날지도 모르겠지만, 전염성이 너무 강하다.


대중교통으로 통근하는 분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월요일 오전 출근길 지하철과 버스는 정말- 정말- 암흑이 따로 없다. 어쩌다가 비가 내리거나, 요즘처럼 폭설이라도 내리는 날엔 서로가 서로에게 가깝게 부딪힐수록 그 짜증이 곱절로 커진다. 대체로 모두가 예민해서 큰 백팩을 뻔뻔스럽게 매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이미 만차라 도저히 탈 수 없는 버스를 기어코 비집고 들어와 닫히는 문 사이로 위태롭게 서 있는 사람들을 볼 때면 혀를 끌끌 차게 되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회사에 도착하면, 당장 퇴근해야 할 정도로 지칠 때도 있다. 마음을 다잡고 차분히 텀블러를 씻어본다. 아- 흐르는 물처럼 월요일의 불안감이 씻겨 나가길 바라면서. 자리로 돌아와 약간의 정돈을 하고 컴퓨터를 켠다. 다이어리를 꺼내 오늘 할 일을 체크하고 팀원들에게 주말은 잘 보냈는지 형식적인 대화를 걸어도 본다. 컴퓨터가 켜진다고 바로 일을 시작하진 않는다. 인터넷 서핑이나 여러 메일들을 다시 한번 확인해본다. 그리고 30분~ 40분쯤 지나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다. 이렇게 일을 하다 보면 불안감은 그냥 아주 당연한 감정처럼 자연스럽게 흩어진다. 없어지는 건 아니고 내 자리 옆에 둥둥- 떠 다니는 느낌으로 흩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 가득한, 나의 월요일


사실은 출근 자체가 용기다. 모든 직장인은 마음에 사표 한 장을 품고 산다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출근하는 우리는 한편으로 정말 대단하다. 봉준호 감독처럼 멋진 영화를 만드는 것도, 페이커처럼 끝내주게 게임을 잘하는 것도 아닌 우리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매일 출근하는 건,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나?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예전 이희준 배우가 어떤 인터뷰에서 한 글을 본 적 있다. "매일 아침 같은 회사에 출근하는 걸 반복했다면 내가 버틸 수 있었을까. 못 참았겠구나 생각이 들더라"라고. 그렇다. 우리는 아무나 하지 못하는 그런 일을 무려 매일 하고 있다.


두렵고 버겁고 힘들지만 오늘도 용기 내 출근하는 것. 자리에 앉아 텀블러를 닦고 그저 그런 대화를 나누면서 한 주의 하루를 시작하는 것. 집중하기 쉽지 않지만 해야 할 일을 체크하고 담담하게 실행하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때 '나는 이 정도도 버티지 못하는 사람인가' 자책하던 때가 있었다. 사실은 하루하루 엄청나게 버티고 있었음에도 말이다. 다가올 내일 월요일이 버겁게 느껴지긴 한다. 후- 하고 약간의 떨림이 섞인 심호흡을 내뱉어본다. 월요일이고 일어나 씻고, 밥을 먹고, 가방을 챙겨서 집을 나가 버스를 타고 회사에 갈 것이다. 평범하고 똑같은 일상이지만, 동시에 나의 월요일은 언제나 용기라는 걸 잊진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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