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며 말하는 법
사랑과 일에서 모두 을이라 힘든, 우리가 다시 보면 좋을 것들
사랑한다면 이렇게 얘기해라-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때 화려한 말빨(?)의 대사로 눈길을 끌었던 드라마가 있다.
여름 배경의 드라마지만 겨울이면 문득 떠오르는 <사랑의 온도>를 다시 봤다. 예전엔 '사랑'이 많이 보였다면 이번엔 '사람'이 다가왔다. 그러니까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나를 잃지 않고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정선(양세종)과 현수(서현진)의 멋진 대화들이 좋았다. 마음에 한 번 더 새겼다.
특히 좋았던 건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
사랑하지만 자신의 모든 걸 내걸고 구구절절하게 매달리며 구걸하지 않고
담백하게 보이지만 알고 보면 정말 깊고 솔직한 마음을 담아 서로에게 다가간다.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는 캐릭터의 모든 면이 좋았던 <사랑의 온도>.
정선(양세종)의 흔들림 없는 마음을 보여주는 말
지금까지 살면서 얻은 교훈 중의 하나가
누군가가 널 위한다며 힘든 걸 강요한다면, 그건 사기라는 거예요.
생각해볼게요.
제가 여기에 계속 있어야 하는 일이 정말 날 위한 일인지.
날 위한 행동은 내가 잘 아니까.
을의 입장인 상황에서도 자신을 아낄 줄 아는 사람.
세상 모든 직장인들이 잊지 말아야 할 마음가짐.
인생엔 우선순위라는 게 있어. 네가 우선순위에서 밀렸어.
현수 씨한텐 누구든 밀려.
난 네 감정에 내 책임 없어.
네 감정은 네가 책임지고 처리해야 돼.
더 이상 나한테 감정 폭력 쓰지 마.
자신을 짝사랑하는 사람이 그가 사랑하는 현수를 질투하자 하는 말.
어떤 오해도 불러일으키지 않는,
모든 것에 우선순위가 중요한 걸 다시 한번 느끼게해준 명확한 태도.
세상 끝까지 이현수 자신을
잃지 않게 지켜줄 거야.
그냥 너를 지켜줄게가 아닌, 너 자신을 지켜줄게라는 말.
단순히 널 사랑해가 아닌, 상대방을 존중하는 사람의 예쁜 마음.
현수(서현진)의 불과 물을 오가는 뜨거운 마음의 말
회사 그만둘 때만 해도, 작가가 금방 될 줄 알았거든요.
인생 껌으로 봤지.
시험 봐서 떨어진 적 없었거든요.
죽을지도 모르면서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 같아요, 난.
근데요, 죽어도 불 속으로 가고 싶어요.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 대한 불만의 말.
약해보이지만, 사실은 분명한 목표의식과 확고한 의지가 느껴지는 단단한 마음.
어릴 땐 사랑이 신뢰라고 생각했어요.
그거 아닌 것 같아요.
사랑과 신뢰는 다른 단어고,
신뢰하지 않아도 사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몰랐던 사랑을 깨달으며 하는 말.
자신을 언제나 '왔다 갔다'하는 성격이라고 말하지만,
그게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걸 보여주는 듯한.
사람의 생각은 사실 언제나 바뀔 수 있는 거니까. 고착화된 게 오히려 더 안 좋을 수도 있고.
어쨌든 현수의 유연한 생각과 태도가 멋지게 다가왔던 대사.
내가 목표했던 일이 생각만큼 잘 안 풀릴 때,
사랑이 생각만큼 잘 되지 않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어떻게 말해야 할까 고민이 되는 분들이라면
<사랑의 온도> 현수와 정선의 대사를 들여다보셔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