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상의 미스터리
매일 아침 출근 1시간 반 전
빵집에 간다.
때로는 샌드위치, 때로는 오전에만 파는 할인하는 빵,
때로는 먹고 싶은 소시지빵을 사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는다.
항상 앉는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꺼내 글을 쓴다.
바쁠 때에는 일을 미리 할 때도 있고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쓸 때도 있고
유튜브를 보거나 예능을 보며 깔깔거릴 때도 있다.
오전 시간은 이렇게 나만의 시간이다.
편안하고 고요하고 방해받지 않는 소중한 시간.
어느 날부터 신경 쓰이는 일이 생겼다.
바로 날이 선 듯이 행동하는 빵집 직원이 나타나고부터다.
그녀가 언제부터 여기서 일했는지 기억이 나진 않는다.
한 가지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건
이곳의 빵집은 거의 변화가 없는 편이라
그녀도 꽤 오래된 직원이라는 점이다.
이상하다고 느낀 몇 가지의 행동이 있다.
1. 매대에 서서 기다려도 (분명히 눈치를 챘음에도) 좀처럼 계산하러 오지 않는다.
2. 커피를 내려도 마무리는 다른 직원에게 맡긴다.
3. 느껴진다. 피하려는 무엇인가가.
물론 그녀는 그저 일을 할 뿐이고
나와는 상관없는 부분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 느낌.
소위 직관이라 불리는 공기를 타고 흐르는 그 느낌이
거의 100%에 가까운 확신을 준다.
왜냐하면 하루가 아니라 매일 같이 위의 행동들이 반복되기 때문이고
스쳐 지나갈 때 느껴지는 '싫음'의 기운을 분명히 느끼기 때문이다.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1. 짜증 나게 매일 와서 커피를 시켜서
2. (내가 모르는 사이) 그분께 어떤 실례나 실수를 해서
3. 그냥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모르겠어!
과대망상일까. 흙
내가 그분께 뭔가 실수를 한 건지
아니면 오전부터 에너지를 극한대로 뿜어내는
나의 뇌가 만들어낸 과한 상상인 건지
여전히 모르겠다.
그리고 다시 오늘,
같은 빵집에서
같은 샌드위치를 먹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직원분을 바라본다.
미친 척하고 한 번쯤은 물어보고 싶다.
"혹시 화나신 거 아니죠? 저 때문은 아니시겠죠?"
내일은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좋겠다.
소소한 내 일상의 미스터리가 풀릴 날이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