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 시간이 길수록
넌 빵을 좋아하는 엄마를 닮아 빵 조각을 얻어먹는 걸 좋아하고
자는 모습은 아빠를 닮아 옆으로 누워서 자고
친한 친구들에게 가끔 네 사진을 보여주면 네가 나랑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출근도 안 하면서 나와 같이 아침 6시 반쯤이면 일어나 분주하게 아침을 준비하고
밤 10시 반쯤 되면 잘 준비를 한다.
가끔 내가 늦게 집에 들어가면 나를 혼내는 엄마를 따라 왜 이렇게 늦었냐고 혼을 낸다.
처음엔 너무나도 달랐던 존재들이 지금은 생활패턴, 성격, 모습까지 서로가 서로를 닮았다.
비슷하게 흉내 내려고 노력한 적도 없는데 시간이 흘러서 몸이 아파지는 것까지 자연스럽게 닮았다.
누군가는 개는 개일뿐이라고, 유난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너는 개가 아니라 내 동생이 됐다. 말을 못 하지만 눈빛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달이 되고, 뭘 원하고 느끼는지 알 수 있다.
지난 10년 넘는 시간 동안 넌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줬다. 고기를 그렇게 좋아하던 나는 육식을 줄이는 선택을 하게 됐고, 동물단체에 후원을 시작했다. 작고 작은 털뭉치가 고집 센 날 변화시켰다.
그래서 가끔 네 빈자리가 두려울 때가 많다. "오래 살아야 해. 30살까진 살아야지"라고 말하면서도 은연중에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된다. 가끔은 나의 생명을 네게 나눠줘서 오래 살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한다.
가까운 가족을 잃는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겪어보지 않은 나는 모른다. 반려견의 털이나 뼈로 만든 주얼리를 평생 간직하거나 비슷한 인형을 만들어 옆에 두는 사람들처럼 네가 떠나도 내 곁에 두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그게 진정 너를 위한 다라기보다 내 욕심이란 걸 알기에 네가 떠난다면 아프더라도 내 마음을 탈탈 털어서 너를 보내줄 생각이다.
그래도 이건 약속해 주면 좋겠다. 언젠가 먼저 떠나게 된다면 먼 훗날에 다시 나의 가족으로 돌아와 주길,
그때 나와 닮은 너의 모습으로 널 알아볼 수 있길 말이다.
내 가족이 되어줘서 고마워. 덕분에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