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병

둥근 해 또 떴네

by Summer Breeze

너한테도 월요병이 있다. 월요일이면 거실의 애착 쿠션이나 고양이 모양 침대에 누워 축 쳐져서 밥도 잘 안 먹는다.


주말에 여유롭게 늘어져 있다가 월요일만 되면 모든 게 바쁘게 돌아간다. 지방에서 올라왔던 아빠는 4시 반 정도에 내려갈 채비를 하고 나면 2시간 뒤에 내가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한다. 토요일 아침에는 그렇게 눈이 일찍 떠지더니 월요일 아침만 되면 그렇게 아침잠이 길어져 일어나기 힘들다.


달그락달그락 설거지하는 소리, 쏴아아 샤워하는 소리, 드르륵드르륵 옷장 서랍을 열고 닫는 소리. 어제와 다른 소리에 너도 오늘이 월요일임을 눈치챘을 것이다. 졸린 눈을 하고 있는 너는 복작복작했던 집이 조용해질 것을 걸 알아서 어제보단 우울한 얼굴이다. 내가 다가가니 배를 보이며 기지개를 켠다. 출근도 안 하면서 네가 왜 그렇게 우울한 거야. 같이 놀 사람이 줄어서 그런 거야?


이미 월요일이 되기 전에 내일 출근할 거란 걸 네게 여러 번 설명했다. 듣는 둥 마는 둥 알아듣는지는 모르겠지만 미리 마음의 준비를 시켰다.

정확히 말하면 내 마음의 준비를 했다. 일요일 밤이면 월요일에 해야 하는 수십 가지 일들을 떠올리며 월요일이 오는 걸 회피하는 나에게 그래도 어른이면 간수해야지라며 설득하는 것이다.

네가 슬퍼 보이는 건 내 모습을 투영시켜서일지도 모르겠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설레고 기쁘면 좋겠다. 여행 갈 때 낯선 곳에서 느끼는 것처럼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는 게 즐겁고 아까우면 좋겠다. 주말이 떠나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길 바란다.


단조롭게 반복되는 하루를 현미경 들여다보듯 자세히 쪼개보면 맑았던 하늘, 좋아하는 옷과 향수, 이동 중에 들었던 기분 좋은 음악, 새롭게 배우는 지식처럼 전날과 달라진 것들이 존재한다. 하루하루를 호기심으로 시작하는 어린아이처럼 차이점에 약간의 생경함과 경쾌함을 느껴본다.


머리와 어깨가 무거웠던 일도 사실은 생각이 무게를 늘린다는 것을 알기에 살짝 힘을 뺀다. 어차피 하게 될 일 벌써부터 벌어지지 않은 결과부터 상상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오늘 하는 드라마, 맛있는 음식, 스케줄표의 할 일 지우기 같은 작은 것들이라도 새로운 걸 기대해 본다.


나 갈게. 무거운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서는 나에게 넌 아는 척도 안 한 채 멀리서 지켜본다. 그래도 늦게 오면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꼬리 치며 혼낼 걸 안다.


너도 나도 월요일이 특히 힘든 것뿐이니까. 늘 그랬듯 막상 겪게 되면 별 거 아니란 걸 곧 느끼게 될 거다. 그리곤 화요일부터는 우리 둘 다 익숙하게 아침의 활기찬 안녕과 저녁의 반가운 안녕을 반복하겠지.


그러니까 조금만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