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미학

올빼미형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by Summer Breeze

새벽시간을 좋아한다.

새벽의 고요함은 숨 가쁜 하루의 시간에서 잠시 쉬어가는 멈춤 버튼 같다.

시끄러운 주변 소음,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목소리, 생각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영감을 줄만한 책들, 그림이나 낙서를 끄적거릴만한 노트, 그리고 잔잔한 음악과 예쁜 무드등까지 있으면 완벽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안정을 주는 시간, 올빼미형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아주 특별한 특권 같은 존재다.


학교도 아침에, 회사도 아침에, 세상의 모든 것들은 아침형 인간에 맞춰서 흘러가기 때문에 나 같은 올빼미형 인간들은 유동적으로 새벽을 즐겨야 한다.

금요일이 끝나고 토요일을 맞는 새벽과 주말 새벽, 그리고 연차를 쓴 날의 새벽.

그래서 새벽은 일주일에 드물게 찾아오는 아주 달콤한 시간이다.

특히 요즘엔 체력이 떨어져서인지 금요일 밤만 되면 쓰러져서 자게 돼서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최근엔 미라클 모닝이 유행이다.미라클 모닝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자기 계발을 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으로 올빼미형 인간의 삶과 정반대다. 챌린지로 매일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나도 시도해볼까를 고민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겐 자고 일어나서 맞는 새벽보단 자기 전에 맞는 새벽이 더 소중하다.


무엇이 다르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한테 그 둘의 차이가 꽤 크다.

일찍 일어나서 맞는 새벽은 하루의 시작이라서, 무언가 생산적인 것을 해 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으로 다가오지만 자기 전에 맞는 새벽은 하루의 끝자락이라서, 조금은 더 여유를 부려도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또는 학교에서 이미 충분하게 치열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새벽이라는 시간까지 ‘열심히’라는 말에 내어 주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유튜브를 보거나 영화를 보는 것,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것,

또는 그냥 누워서 멍 때리는 것이 허락되는 시간.


‘해야 한다’로 얽혀 있는 각박한 24시간 중에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라는 시간이 한번쯤은 있어도 되지 않을까.


이래서 새벽을 좋아하나 보다.



새벽: 삭막한 사막 속 오아시스 같은 존재, ‘쉼’의 다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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