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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따가 May 17. 2020

온라인으로 인생책 찾는 5가지 방법

아직도 베스트셀러 읽고 실망하시나요?

지난 5년 동안 책 모임을 꾸준히 해왔다. 매주 월요일, 일요일 두 번의 책모임을 했고, 그동안 책모임 즐겁게 하는 내공도 나날이 늘어왔다. 책모임을 즐겁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책을 읽어가야 하고, 읽은 책이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자고로 누구나 알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방법이 정답이다. 우리는 정답을 찾기보다는 더 쉬운 꼼수를 찾을 때가 많지만 가끔은 근본은 돌아가 보자. 재미있는 책을 읽기 위한 가장 정석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책은 재미있는 책을 고르는 거다.


내가 하고 있는 책모임 '잉절미'와 '스트레칭' 은 매주 자기가 읽을 책을 골라서 읽고, 그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래서 구성원 모두가 같은 책을 읽는 일반적인 책 모임과 다르게 매주 스스로 책을 골라야 한다. 책 고르기는 책 읽기의 반이다. 내가 잘 읽을 수 있고, 내 흥미에 맞는 책을 고른다면 책 읽는 일만큼 쉬운 것도 없다. 그저 책 읽을 짬이 나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그런데 주변을 돌아보면 좋은 책을 고르지 못해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책 고르는 작은 꿀팁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유념해야 할 사항이 있다. 이 방법으로 찾으려는 책들은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알음알음 계속해서 읽어주는 책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해 아쉬운 책이다. 책 읽기에 익숙하지 않다면, 이미 검증된 유명한 책들을 읽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혹시라도 유명한 책에 대해 편견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


1. 오프라인 서점의 베스트셀러나 평대가 언제나 능사는 아니다

베스트셀러는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은 책이다. 요즘 사람들의 욕구와 출판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하기에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하지만 베스트셀러가 인생 책이 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유명인이 추천한 책. 화제가 되어 많이 팔린 책. 이미 많이 팔렸기 때문에 계속 많이 팔리는 책. 그렇게 다른 사람의 취향으로 책들이 많이 팔리곤 한다. 혹해서 샀다가도 막상 읽어보면 기대 이하였던 경험이 다들 있을 거다. 


서점의 평대에는 베스트셀러와 다르게 서점에서 밀어주는 책들이 놓여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에게 선택받지는 못하더라도 자기만의 매력이 있는 양질의 책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서점에서도 새로운 책을 팔아야 하기에 같은 책을 언제까지나 평대에 올려둘 수는 없다. 재미있는 책이 아니라 요즘 나온 책들 중에서 꽤 괜찮을 책들을 소개하는 자리가 평대인 것이다. 평대와 베스트셀러는 팔리는 책의 자리이지 재미있는 책의 자리는 아니다. 그렇다면 숨겨진 내 인생 책들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2. 베스트셀러는 아니지만 잘 팔리는 책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보자. 8,598m² 의 크기에 43만여 권의 책의 바다 펼쳐져 있다. 무작정 책을 고르러 서점에 갔다간 베스트셀러나 평대 정도만 훑어보기 마련이다. 숨겨진 보석과 같은 책들을 만나려면 충분한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서점 즐겨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겐 좋은 책이 잘 소개된 온라인 서점들이 있다. 수십 년간 다져진 검색 능력을 활용해보자.


관심 분야나 읽고 싶은 책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다면 쉽다. 읽고 싶은 책이 없다면 만만한 '인문'이나 '소설' 카테고리를 먼저 살펴보자. 온라인 서점에서는 카테고리별 판매량 순위로 책을 볼 수 있다. 전체 베스트셀러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카테고리 내에서 잘 팔리는 책들이 있는데, 이 녀석들을 눈여겨보자. 그 분야에 책 좀 안다는 사람들이 고른 책일 가능성이 크다. 나는 보통 한 카테고리 안에서 100위 정도까지는 훑어본다. 



3. 오래되었지만 스테디셀러는 아닌 책

카테고리의 판매 순위에서 베스트셀러를 걸러내도 책들이 많다. 그리고 그중에서 이미 익숙한 책들도 꽤 보인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유명한 책들. 보통 스테디셀러 목록에 들어있을 만한 책들이다. 알라딘의 경우 스테디셀러 목록은 100위까지만 제공되는데 세계문학전집이나 1년~3년 전부터 유명했던 베스트셀러가 많다. 이런 종류의 책들을 카테고리의 판매 순위에서 걸러내 보자. 마케팅이나 고전이라는 권위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서도 누군가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온 책들. 이 책들이야 말로 보석 일지 모르는 책들이다.



내 인생 책인 『철학자와 늑대』를 알라딘에서 찾아보자.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유명한 책은 아니지만 인문학 top 100 47주 동안이나 유지하고 있고, 출간일은 2012년이라 8년이나 된 책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꾸준히 팔리고 있는 책에는 뭔가 이유가 있다. 



4. 책 리뷰는 거짓말을 잘 안 한다. 

눈에 뜨이는 책을 찾았다면 리뷰를 훑어보자. 화제가 된 적이 있던 책이라면 리뷰가 많이 달릴 수밖에 없으니 리뷰의 양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리뷰의 질은 중요하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덕후 기질이 있다. 자기가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면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비교적 최근에 출간되어 꽤 잘 팔렸던 『팩트풀니스』와 『철학자와 늑대』의 리뷰를 비교해보자. 『팩트풀니스』에는 유익하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리뷰가 대부분이지만, '특별히 찬사라고 부를 만한 리뷰는 많지 않다.  


『팩트풀니스』의 리뷰

반면에 『철학자와 늑대』의 리뷰를 읽어보면, 남들에게 읽히지 못해 안달 난 사람들인 것 같다. 리뷰 날짜도 살펴보자 출간 당시 잠시 홍보를 지인이 써준 리뷰가 아니라 독자들이 오랫동안 꾸준히 올려주는 리뷰다. 이런 리뷰는 믿을 만하다.


『철학자와 늑대』의 리뷰



5. 표지와 목차가 반이다.

이제 책을 들여다볼 차례다. 온라인이라 책을 전체적으로 훑어보지는 못하지만. 대신 책 표지와 목차가 있다. 난 언젠가부터 책을 손에 들면 다른 것보다도 표지 디자인과 목차를 유심히 본다. 


표지 디자인은 책의 얼굴이다. 나 좀 바라봐달라고 뽐내는 책들 속에서 책의 내용을 잘 드러내면서도 심미적으로 아름다운 표지의 책들이 있다. 지난 글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 평소의 발견이 그렇다. 이런 책들은 그만큼 출판사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는 뜻이고, 그래서 좋은 표지에서는 책 내용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책 표지 날개에 있는 저자 소개도 중요하다. 좋은 책은 책 쓰는 사람의 분신과도 같다. 저자가 살아온 만큼이 책이 될 것이기에 저자 소개는 중요한 정보다. 짧은 약력에서도 왠지 모르게 끌리는 사람을 잘 찾아보자. 


표지와 저자가 괜찮다면, 목차를 읽어보자. 목차에서 이 책에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읽어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스스로가 이 분야에 너무 배경지식이 없어 읽기 힘들 가능성이 있다. 혹은 저자가 목차를 잘 구성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목차는 책의 뼈대다. 뼈대가 혼란스러운 책은 좋은 책이기 어렵다.  



이제 책을 사보자

난 이렇게 책을 고른 후에 직접 서점에 가서 책 내용을 훑어보는 편을 선호한다. 하지만 따로 시간을 내어 서점에 가기 여의치 않다면 이 정도만 확인하고 책을 사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이렇게 사냥하듯 고르는 책에는, 오프라인에서 채집하듯 책을 고르는 것에서 느끼지 못하는 기대감이 있다. 엄청난 책을 발견한 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그리고 택배가 오기까지의 설렘. 책 읽기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책을 고를 때 노력을 아끼지 말자. 50년 동안 매주 책을 한 권씩 읽는다고 해도, 내가 읽을 수 있는 책은 2600권이다. 많다고 느끼는가? 책을 정말 좋아하게 된다면 그것밖에 읽지 못한다는 사실에 절망할지도 모른다. 2019년 한 해에 국내에 출간된 책이 63,000권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발간된 책들 그리고 앞으로 출간될 책들을 생각하면, 내가 고를 수 있는 책의 수는 6,000,000권쯤 되지 않을까? 그중에서 2600권. 내가 읽을 수 있는 책은 너무도 적다. 이번 주에 고를 책도 그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니 아무렇게나 고르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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