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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따가 Jun 14. 2020

내가 쓴 글을 5만 명이 읽는다는 것

호들갑 좀 그만 떨어

지난주에 쓴 글의 조회수가 5만을 돌파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내 글을 읽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매주 머리 싸매고 한 편씩 꾸준히 써 온 글이 헛되지는 않았나 보다.


못난 글을 좋게 봐주신 구독자님들과 저의 글을 클릭해주신 독자분들 감사합니다.


읽히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다음 메인에 내 글이 걸려 본 건 처음은 아니다. 3월 달에 쓴 글도 조회수 1만을 찍어 본 적이 있지만, 초심자의 행운이었겠거니 했다. 아마 앞으로 열심히 써보라는 브런치 운영자의 농간이 아닐까. 그래도 한 번 그런 트래픽을 경험하고 나니. 사람들에게 다시 내 글을 읽히고 말겠다는 못된 욕망에 사로잡혔다. 좋은 글을 쓰기보다는 사람들이 어떤 글을 좋아하고, 어떤 작가를 구독하는지 고민하는 날들이었다.


지난 4월. 한 번 맛보면 또 맛보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쓰고 싶은 글이 아닌 읽히기 위한 글을 쓰는 것은 고된 일이었다. 스타일을 바꿔가며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지만, 반응은 뜨뜨 미지근한 날이 대부분이었고, 예상치 못하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 글도 있어 종잡을 수가 없었다. 지난주에는 그렇게 많이 읽히는 글을 쓰고 싶어 고통받던 스스로를 자조하는 의미로 아무도 안 읽는 글쓰기 비법을 썼다.


그렇게 조회수에 연연하기보다는 '나의 글을 써야겠다'라고 다짐했는데... 바로 다음 글인 30대 집돌이, 결혼 결심했습니다. 에서 이렇게 조회수가 터지고 만다. 오히려 사람들이 읽으면 부끄러울 것 같아. 그냥저냥 묻히고 넘어갔으면 했던 글이었는데.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호들갑 좀 그만 떨어

어떤 분들은 손가락이 미끄러져 잘못 클릭하기도 했을 거고, 첫 문단 읽다가 재미없다고 느끼고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른 분들도 많겠지만. 흘깃 보았더라도 본건 본 거다. 짧은 시간이나마 내가 쓴 글에 관심을 가져준 거다. 몇 분의 시간을 내어 내 글을 정독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누군가의 소중한 시간들이 나의 속내로 채워진다는 상상은 특별한 경험이다.


5만 명이나 내 속내를 들여다본다는 상상을 하면, 난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다. 부끄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이제야 비로소 사회의 구성원이 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마치 '아싸'로 지내왔는데, 갑자기 대표로 장기자랑을 해야 하는 입장이랄까. 혹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아 효능감이랄까.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계속 시도해 볼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긴다.

이런 알림창에도 태연하고 싶다


내가 호들갑을 떠는 걸까?

매일 수십만이 자신의 영상을 클릭하는 유튜버의 삶을 상상하면 '좀 초연해져야지' 싶다.

그러다 차분히 다시 현실 인식을 한다.


'미친 거야? 방금 내가 날 누구와 비교한 거야?'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인데.

아직은 적극적으로 호들갑 떨어 좀 더 온몸으로 만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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