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전의 공간과 사뭇 다른 곳에 온 설렘 탓인가.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가을냄새를 닮은 바람이 머리에 와 닿는 촉감에 낯선 이방인으로 와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하노이에서 먹는 첫 커피는 첫 맛은 쓰고 끝 맛은 달다. 강이라고 착각이 들만한 크기의 서호에서 커피를 2잔째 마시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계획도 없다. 그저 멍하니 호수를 바라본다. 얼마였던가, 이런 시간을 갖는 것이. 이럴거면 한국에서 계획은 왜 세웠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계획대로 하는 건 여행이 아니다. 우리 인생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끝 맛이 쓰기보다 달기 원하는 건 비단 하노이의 커피 뿐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