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일일 투어를 신청했다.
2시간 버스를 타고 닌빈에 내려 배를 탔다.
앞자리에 앉은 미국인 부부는 스치는 풍경을 보며 연신 탄성을 지른다.
유난스럽지 않으면서도 압도하는 풍경 탓도 있지만, 무엇을 하더라도 어울리는 기온과 화창한 날씨가 한 몫 했으리라.
그러나 그 멋진 풍경 앞에서 나는 졸고 말았다.
온 종일 쏘다니며 다니는 탓이다.
직접 노를 젓지 않아서 망정이다.
그랬다면 나는 아직도 닌빈 강가를 떠다니고 있을런지 모른다.
항무아를 향해 갔다. 500여개나 되는 계단을 밟고 올라서니 정상이다.
어차피 내려갈 산을 왜 올라가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명쾌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나른하면서도 묘한 행복감이 든다.
탁 트인 시야를 보며 거친 숨소리가 잦아들 때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 한 구절이 어디선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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