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위 혜택이 사라지다

기막힌 상황에서 안심하기

by 황교진

구청 복지과 직원에게서 1월부터 어머니 차상위계층으로 분류된 것을 취소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같은 주소지에 살지 않는 아버지가 건물 관리 일을 하시면서 얼마간의 수입이 잡히셨다. 많지 않은 내 수입과 합산하니 어머니가 지정받으신 차상위계층을 벗어난다는 것이다. 어머니 병원비에 대한 재정적 부담은 거의 혼자서 해결해 왔는데 아버지께 일을 하지 마시라고 할 수는 없고.
그동안 받아 온 병원비 할인 혜택이 1월부터 끊어질 처지다. 지금 지불하는 병원비도 적지 않은 부담인데 매달 70~80만 원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두 아들에게 적용된 의료비 혜택도 끊어졌다. 어머니 병원의 상담실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볼 작정이다.

구청 복지담당자에게 여러 가지로 상담해 보았지만, 현재 없는 규정을 만들어서 지속시켜 달라거나 어머니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여 인정해 달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복지과 직원 분에게 잘 알겠다고 하고 전화 통화를 마쳤다. 박근혜 정부의 성향이 복지를 줄여가는 것인데 사랑의 리퀘스트 같은 호소가 설득력을 가질 리 만무하다.

지난 19년 동안 내가 국가의 사회복지 시스템에 의지한 적이 있었던가. 기댈 수 없다는 것을 체감할수록 절박하게 기도하며 견뎌왔다. 지금 이런 변화에 대해 당황하거나 공허해할 필요가 없다. 이 문제에 대해서 기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안다. 갑자기 몰아닥친 추위에 마음이 얼어붙지 않도록 잘 다스릴 일만 늘어가지만 늘 아슬아슬한 위기를 잘 넘어왔다. 내 힘만으로 버텨 낸 것이 아니니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다. 어떻게든 되겠지가 아니라, 가장 기막힌 상황에서 놀라운 방법으로 문이 열리니 안심하고 가자.

201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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