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간호의 집중력
어머니 간호하는 시간은 마음이 가벼워진다.
이 시간 나는 삶의 모든 긴장으로부터 멀찍이 서 있게 된다.
식물 상태의 중환자를 치료하고 목욕시키는 건
많은 주의와 긴장이 요구되는데
마음이 가벼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집중력 때문이다.
엄마의 손부터 발까지 정확한 순서로
관절 운동을 시키고 적절한 힘 조절로
구강 청결부터 누워 계신 위치까지
편한 자세로 잡아 드릴 때
모두 순간적인 직감에 따라 손발이 움직인다.
그 때문에 머리는 쉴 수 있다.
어쩌면 나는 뇌에서 이뤄지는 판단으로
간호하는 게 아니고 심장의 기억으로 하는 것 같다.
간호하는 시간에 내 머리는 쉬고,
마음에서 익숙한 집중력이 작동된다.
물론 어머니 상태가 안정적일 때 그러하다.
감사하게도 지난 2년 6개월여 동안
현재 계신 병원에서
긴급상황이 없었다.
오늘도 그렇게 익숙하게 움직이는 손발의
습관에 따라 편안한 시간을 누리고 있다.
머리가 아닌 심장으로 하는 일은
아무 결과가 없어도 자신만이 아는 과정으로 인해
평안할 수 있다는 걸 배우게 된다.
긴 간병의 시간이 흘러도
동일한 상황이라는 건
생산성, 변화, 혁신, 평가를
따지는 세상에서
참 막막한 일상이다.
편하게 여행을 떠나고
쉼이라는 공간을
제대로 누려본 적이 없다.
이 땅의 삶이 결코 전부가 아니라는
믿음이 없었다면
나는 내일을 소망하기 어려운
절망과 고통으로
어둡기만 했을 것이다.
2012.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