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산다는 건 무엇일까?

낙심하지 않는 것을 배워가는 과정

by 황교진


열심히 산다는 건 무엇일까?
언젠가 이 땅을 떠날 우리 인생에 열심은, 무엇을 향하고 있는가?

중요한 업무회의 마치고 7시 전에 서둘러 컴퓨터 끄고 일산 사무실에서 부천의 어머니 병원으로 출발했는데 왜 그리 막히던지... 8시 훌쩍 넘어서야 부천의 병원에 도착했다.

가래가 많이 끓고 열이 펄펄 오른 어머니 몸을 시원하게 해 드리고 오그라든 관절을 천천히 부드럽게 만져 드렸다. 병실에 늦은 밤까지 오래 지체할 수 없어 얼굴 외의 부분은 물수건으로 열만 식혀 드렸는데 얼굴에 스킨을 바르며 엄마 눈을 맞추니 아주 힘들지는 않으신 듯하다.

안 하던 폴리라인을 다시 하고 계셔서 내가 답답했다. 어머니 몸에 호스 하나 늘면 그대로 답답한 고통이 내게 전이돼 온다. 곁에서 밤새워 내가 알고 있는 해열의 테크닉들을 다 쓰고 싶지만 보호자가 늦게까지 있을 수 있는 병원이 아니기에 9시 30분쯤 간호를 마무리짓고 기도하고 나왔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늘만 바라보는 날보다 오늘처럼 이것저것 해드린 날이 마음 편하다. 사랑의 노동은 피곤해도 시원함이 남는다.

주말에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금요일 밤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부디 내 빈자리에 주께서 세심하게 책임져 주시리라 믿는다.

할 수 있는 것을 못하고 의존하는 것이 낯선 것들로 괴로워하며 의존하는 것보다 더 큰 믿음이 요구된다.

아, 내 성공의 지식과 경험을 내려놓고, 믿음만 남겨두는 건 정말 어렵다. 차라리 모르는 게 낫다. 어머니 표정만 보면 무얼 원하시는지 느껴지는 내 감각 센서들을 다 잠그고 그렇게 병실을 나왔다.

열심히 산다는 게 무엇일까?
최대한 의존하며 견디는 것인지도...
정해진 시간이 언제인지 모르지만 그날까지 애쓰고 괴로움을 다스리며 낙심하지 않는 것을 배워가는 과정인지도...

201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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