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날의 수박

너 없이 여름을 어찌 보내니?

by 황교진



수박을 살 때
가장 싼 것 중에 고르고 골라서
맛난 걸 선택해 온다.
한 통에 만 원 넘지 않는 것 중에
꼭지 성하고 배꼽의 원이 작은 것이면 오케이다.
언제 시원하게 2만 원짜리 큰 통 하나
편히 질러 아이들에게 내놓을 수 있을까.

수박을 잘라서
귀퉁이의 사면체는 내가 먹는다.
아이들과 아내에게는 중앙의 큰 놈들을 내놓는다.
아빠는 양 귀퉁이만으로 족하다.
가족들이 시원하게 배부르면 됐지.
언제 순악질 여사처럼 옴매 기살어 우걱우걱
입가에 수박 물 질질 흘리며 먹을 수 있을까.

#내겐너무비싸서_가난한날의행복을주는_수박
#너없이여름_어찌보내나
#많이벌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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