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지 못한 일상에서 영원한 자유를 꿈꾼다

병간호 마치고 맞는 시원한 바람

by 황교진

기온이 급하게 변하면 면역력 약한 환자에겐 즉시 감기가 찾아온다. 움직일 수 없는 식물상태의 중환자가 겪는 감기는 말할 수 없을 만큼 괴롭다. 폐렴과 죽음이 가까이 놓인다. 보호자의 아픈 마음 또한 말로 형용하기 어렵다. 우선 병실 공기가 몹시 탁해진다. 감기 환자 목욕시킬 수 없어 그나마 일주일에 한 번뿐인 침상목욕조차 스킵된 채 병실 공기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고약하기만 하다. 어머니를 비롯한 많은 환자가 주사액에 의지해 연명하고 계셨다.


손발의 각질을 제거하고 얼굴과 입안을 깨끗하게 해드리려고 준비하는 동안 엑스레이 사진을 찍으러 다녀왔다. 부드럽게 침상이 이동되도록 돕는 나와 직원은 다르다. 호스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정리하는 나와 달리 직원은 빨리 하는 게 중요하다. 침상이 아슬아슬하게 장해물들을 피해갔다. 엄마 얼굴이 기침과 가래로 일그러질 때 내 가슴에도 아픈 파문이 일어난다.

토요일 회사 행사에서 누적된 피곤이 주일에 풀리지 않은 채 대체휴일을 맞은 오늘, 몸이 천근만근이지만 병원에 안 오면 안 되는 날이었다. 7월 병원비도 내야 했고 티슈와 비닐장갑 등 소모품과 테가돔도 떨어졌다. 이 자유롭지 않은 일상에서 영원한 자유를 꿈꾼다. 욕심 낼 세상의 유익이 하나도 안 보인다. 내게 욕망이라면 가족들 잘 부양하고 어머니 편히 계시도록 돕는 일반 은총의 일상 외에는 딱히 없다.

그래서 병간호 마치고 집에 돌아갈 때 맞는 바람이 시원하고 좋다.

201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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