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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D Aslan Sep 20. 2020

전공의 일기.

5-10화 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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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월이 지났다. 백발 중절모 할아버지의 존재는 이미 흐릿해져 있었다. 오후 회진을 준비하고 있을 무렵, 동기로부터 그 환자의 검사 결과를 듣게 되었다. 마침 오늘이 할아버지의 정기 검진이 있었던 날이었다. 


"야, 너 혹시 000이라는 환자분 알아?" 


"어, 왜?" 


"오늘 Cysto(방광내시경) 내가 오후에 담당이었잖아, 그분이 네가 내려와서 검사하게 해달라고 하셔서. 아는 사람인가 했지" 


"아마도 응급실서부터 내가 쭉 봐오던 환자분이라 그럴 거야. 그 할아버지 젠틀하지 않아?" 


"내가 오늘 검사 담당이 나라고, 그 선생은 수술 들어갔다고 하니까 그냥 수긍하시긴 했어." 


"검사 결과는? 괜찮았어?" 


"Radiation Cystitis(방사선 방광염)는 여전히 보이고, 출혈은 없었는데, Bladder(방광) posterior wall(후벽)에 Submucosal tumor가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고, 사이즈가 작진 않았는데 일단 조직 검사했어" 


"뭐 같아 보여? bladder cancer(방광암)?" 


"papillary change(유두 상변화)는 안 보이고...... 잘 모르겠어 점막 변성은 없는 것 같았거든" 


"pathology(조직검사) 확인해 봐야겠구먼 그것도 점막이라, submucosal tumor(점막하 종양) 면 안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그려. 다음 주에 pathology(조직검사) 확인하러 오신다니까 너나 나나 둘 중 하나가 검사실에 있겠지 뭐" 


"고마워요" 


6개월 전 방광내시경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던 점막하 종괴가 발견된다는 것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점막하 종양이 맞다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육종암(Sarcoma)을 의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육종암의 경우에는 예후가 굉장히 좋지 않고, 질병의 진행속도가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좋지 않은 징후였다.  


1주일 후, 여느 때와 같이 나는 검사실로 향했다.  


"이선생!. 나왔어!" 


"어!? 오셨어요? 검사 결과는 들으셨어요? 교수님이 뭐라고 하셔요?" 


"수술하자고 하시네...... 조직검사에서는 별거 안 나왔는데, 크기가 너무 빨리 커서 이상하다고 수술해서 깊은데 조직을 얻어봐야 한다고. 어째 수술해야겠지?" 


"교수님이 하자고 하셨잖아요. 사실 지난번에 오셨을 때, 검사하신 선생님하고 얘기를 해봤거든요. 저도 수술을 하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려...... 나 가서 수술 날짜 잡고 갈게. 고마워" 


"네. 나중에 뵙겠습니다." 


환자의 수술일정은 1주 뒤로 잡혔다. 수술 자체가 종양의 완전한 제거가 아닌 조직검사 목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겠지만, 느낌이 너무 좋지 않았다.  


1주일 후 환자가 입원했다.



출처: https://mdaslan.tistory.com/52 [의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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