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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캣 Dec 31. 2023

무념무상

Happy meow year!

고영희는 한해 돌아보기 같은 거 할까.

고영희는 새해 계획 같은 거 세울까.

고영희는 철학을 좋아할까.

고영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할까.

고영희는 미야자키 하야오를 좋아할까.


아니.

고영희는 참치를 좋아한다.


고영희는 시간 개념이 있을까.

고영희는 우주의 기원이 궁금할까.

고영희는 딸아이처럼 있지도 않은 산타를 기다렸을까.

고영희는 여행하고 싶을까.

고영희도 막상 길을 떠나면 또 집이 그리울까.

고영희는 꿈이 있을까.

고영희는 기도할까.


아니.

고영희는 무념무상이다.


또 한해, 연말이다.

해는 지고 또 뜨고.

인생무상,

예측할 수 없는 런던 날씨처럼.

무상(無常)에 대한 고영희의 대처법은 무념무상이다.


비 오면 오는 대로,

맞으며 걸어도 보고,

더 많이 오면 잠깐 피하고,

우산 안 챙겼다 탓하지 말고,

바람 부는 대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고영희는 무념무상에 무아지경이다.

이 정도면 최강 아닌가.

캔을 먹어도 무아지경,

세수를 해도 무아지경,

낮잠을 자도 무아지경,

그냥 일상을 무아지경으로.


집사 역시 정산도, 계획도 없다.

함께라서 행복한 한 해였고,

또 함께여서 행복할 한 해 일거고.

모두에게 마음의 평안이 있길.


#bye2023

#hello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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