京都8_스며드는 사랑스러움

료칸의 여주인 사 타코상

by 일랑




쉬러 가는 여행에 마냥 싼 숙소를 잡을 수는 없었다. 호화롭지는 못하더라도 조용하고 위치 좋은 숙소가 필요했다. 1차원적이긴 하지만 일본이니 료칸에서 묵어보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큰 고민 없이 선택한 료칸 토리.


료칸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안내받는 그 짧은 동선을 지나는데도 별천지에 온 것 같았다. 디딜 때마다 조금씩 삐걱대는 반질한 목조 건물과 방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좁고 아찔한 계단 그리고 펼쳐진 극도로 미니멀한 방.


첫눈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곧 그 극도의 간소함에 반한 나는 내 침입으로 이 미니멀함이 해쳐지지 않도록 캐리어도 붙박이 장 안으로 넣어버렸다. 창 앞에 걸터앉아 욱씬대는 발을 쉬게 하는데 앞으로 난 작은 골목으로 동네 주민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나 정말 일본에 왔구나. 마음이 뻐근해질 정도로 행복한 곳에 있구나.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던 은은한 향 냄새. 첫날 저녁 사타코상이 보여준 일본식 전통 다도와 따뜻한 맛차 한잔. 머무는 동안 아침마다 대접받은 감동의 조식. 저녁이면 나를 위해 준비되어있던 아늑한 욕탕. 목욕 후 방으로 돌아오면 깔려있던 새하얀 보료. 료칸은 구석구석 사타코상을 닮아 있었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마음의 빈 틈 사이로 스며드는 사랑스러움.





신발을 벗고 마루에 올라서면 사타코상은 늘 내가 다시 나가기 전까지 내 신발을 다른 곳에 가져가 보관했다. 한 아침은 사타코상이 내어준 신발을 신고 씩씩하게 료칸을 나섰는데, 아무래도 발이 불편한 기분에 얼마 못가 벤치에 앉아 신발을 뒤집어 털어 보았다. 손에 떨어진 건 다도 때 사타코상이 맛차와 함께 내어주던 별사탕. 그게 어쩜 그렇게도 귀엽던지.





行って来ます(다녀오겠습니다)하면 行ってらっしゃい(다녀오세요)하고 받아주던 소리가 좋더랬다. '이곳으로 돌아오세요'하는 안도감을 주는 목소리였다. 사타코상의 목소리는 나에게 '돌아올 곳'을 의미했다.




2층 내방에서 보이는 작은 골목
내가 엉망으로 건 유카타를 빼면 완벽하게 정갈한 방
그림같은 방문 앞
아래층으로 이어지는 좁지만 운치있는 계단
두번의 감동적인 아침식사
사타코상이 날 따라나온것 같아 마냥 귀여운 별사탕
여주인 만큼이나 편안한 느낌의 정문


사타코상, 잘 지내나요?

저는 벌써 교토가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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