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마 샤워 리추얼
글을 자주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뒤로. 브런치를 대하는 나의 마음이 한결 가볍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내가 글을 무작정 많이 쓰는 것이 읽는 이로 하여금 시간낭비가 되지 않도록. 단순 일기가 되지는 않도록. 발행 전에 늘 자기 검열을 해야 한다고 팬클럽에서 배웠는데. 글도 살처럼 조금씩 살을 찌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나는 그 반대로 무작정 많이 써보기로 했다.^^
나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는 시간이 참 좋다. (샤워하기 직전까지 21세기에 몸 씻겨주는 기계는 대체 왜 발명이 안 되는 건가 늘 생각하지만) 샤워를 하면서 물리적으로는 그 하루의 더러운 때와 땀을 씻어내는 그 개운함이 기가 막히게 좋다. 여름엔 더 그렇다.
또 정서적으로 그날 하루의 더러운 죄들을 씻겨내는 것이 어쩌면 나에게는 참회와 반성의 시간이다. 누군가에게 무심코 지른 화라던가. 마음과 다르게 어긋나 이미 나가버린 말이라던가. 하기로 해 놓고 지키지 못한 많은 약속이라던가. 깨끗한 물과 함께 씻으며 그날그날의 그 죄스러운 마음까지도 흘러 보낸다.
그래서인지 매일 하는 이 샤워라는 리추얼의 따뜻한 시간은 나에게는 '기도'의 시간이기도 '참회'의 시간이기도 또 '명상'의 시간이기도. 나와의 '대화'의 시간이기도 하다.
또 샤워할 때면 가끔 이거 내 머리에서 내가 생각한 거 맞아? 하는 생각이 아주 간헐적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샤워하는 순간은 또 나에게는 일종의 '몰입'의 순간이다.
향이 내 몸 전체를 촥 감싸며 퍼지고 공간을 빼곡하게 또 은은하게 채우는 그 느낌이 너무너무 너무 좋다. (이거 내 살 냄새야~ 하고 어디 가서 동네 사람들 제 살 냄새 좀 맡아보세요. 하고 싶을 정도) 달큼한 향에 나도 모르게 코를 킁킁대며 아로마향에 '집중'하게 된다. 나에게 샤워는 아니 아로마 샤워는 향을 매개로 하여 또다시 자연스럽게 자연으로 연결되는 순간이다.
요즘 MZ세대를 필두로 #오운완 #주간일기챌린지 가 유례없는 유행이다. 인증 세대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생산적인 무언가에 미친 듯이 몰두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본다. 물론 생산적으로 무엇인가 인풋과 아웃풋을 위해 매일 책을 읽고 쓰고 콘텐츠를 만들고 운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생산적이여야만 꼭 리추얼은 아니다.
아침에 따뜻한 차를 마시는 시간. 깊은 호흡과 명상을 하는 시간. 나와 대화를 하는 시간들. 내 삶에서 반복적으로 나의 삶에 도움이 되는 모든 행위이자 습관은 리추얼이며. 매일 아로마 샤워를 하는 그 시간 또한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또 근사한 나만의 리추얼이다.
생산적이지는 않아도 포근하고 아늑한
당신만의 리추얼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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