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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를보다 Nov 13. 2022

무제1

캄캄한 밤

새까만 하늘

달콤한 별사탕이 쏟아져내린 듯

유유히 돌아가는 회전목마 안에서

행복이란 이름의 멜로디를 들었어


추적추적 빗물이 내려앉은

작은 웅덩이 안에서 일렁이는

조그만 환상의 나라

그곳에 너와 나의 신난 발걸음이 세차게 닿을 때

사방으로 튀기는 흙탕물도 두렵지 않았지


까마득한 땅 속 저 아래로 곤두박칠지는 열차도

하늘 높이 치솟았다가는

허망하게 추락하는 해적선도

거칠게 우리를 짓누르는 거대한 중력도

그저 찰나의 짜릿한 쾌감


허름한 현실도

꼬질꼬질한 내일도

두 손 꼭 붙든 채 눈을 질끈 감고 뛰어들면

언제나 신비와 모험이 가득한 환상의 나라

그 안에서 만큼은 인생이란 제목의 영화 속 주인공


시간이 흘러도

두 눈을 감으면

그날의 잔상은 알록달록 빛을 내며

선명히 춤을 출 테지


기억 속 우리도 함께 빙글빙글

또다시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회전목마에서 흘러나오던 그 행복에 발맞춰

여전히 늙지도 않은 채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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