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밤
새까만 하늘
달콤한 별사탕이 쏟아져내린 듯
유유히 돌아가는 회전목마 안에서
행복이란 이름의 멜로디를 들었어
추적추적 빗물이 내려앉은
작은 웅덩이 안에서 일렁이는
조그만 환상의 나라
그곳에 너와 나의 신난 발걸음이 세차게 닿을 때
사방으로 튀기는 흙탕물도 두렵지 않았지
까마득한 땅 속 저 아래로 곤두박칠지는 열차도
하늘 높이 치솟았다가는
허망하게 추락하는 해적선도
거칠게 우리를 짓누르는 거대한 중력도
그저 찰나의 짜릿한 쾌감
허름한 현실도
꼬질꼬질한 내일도
두 손 꼭 붙든 채 눈을 질끈 감고 뛰어들면
언제나 신비와 모험이 가득한 환상의 나라
그 안에서 만큼은 인생이란 제목의 영화 속 주인공
시간이 흘러도
두 눈을 감으면
그날의 잔상은 알록달록 빛을 내며
선명히 춤을 출 테지
기억 속 우리도 함께 빙글빙글
또다시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회전목마에서 흘러나오던 그 행복에 발맞춰
여전히 늙지도 않은 채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