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3일 목요일
TV나 영화에 등장하는 노인들을 떠올려 본다. 그들은 대체로 지쳐 보인다. 행복한 얼굴을 하는 노인은 얼마 없다. 우리가 상상하는 노인의 얼굴은 자신의 얼굴에서부터 출발하지 않는다. 인간은 자신과 타인을 끊임없이 구분하고 차별하는데 그중 하나는 늙은 인간과 나를 구별하여 생각하는 일이다. 인간은 누구나 늙는 데 우리는 그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 살아간다. 죽음을 아주 먼 일처럼, 다른 사람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처럼 생각한다. 미디어에 더 많은 노인이 출연하면 좋겠다. 늙음을 외면하고 두려워하기보다 충분히 들여다보고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우리는 노인을 궁금해해야 한다. 더 이상 노동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죽기 전까지의 삶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늙어갈지 알 수 있고 대비할 수 있다. 노년층의 수가 전에 없이 늘어가는 시대에 노년의 삶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노인의 이미지를 불행하거나 슬픈 형상으로 포장하는 건 사회의 어떤 부분의 이익을 위해서인지.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살아가는 일 자체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그만큼 사회가 건강하지 않기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노인을 보면서 그들이 나의 미래라고 여길 수 있어야 한다. 그 미래를 상상할 때 두렵거나 불안하다면 분명 어떤 조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