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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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또다시 장난기가 가득한 목소리. 나도 어김없이 그 뒤죽박죽인 목소리를 따라 목청을 높인다. 그럼 딸애의 꺄르르 웃는 소리가, 뒤집어지는 목소리가 따라 들려온다.
엄마는 꼭 그렇게 따라 하더라? 웃기다.
그러고서도 한참을 키득대고 웃는다. 얘는 원래가 참 잘 웃었다. 조그만 일에도. 꺄르르, 꺄르르 하고. 더 어렸을 땐 애아빠가 장난을 친다고 애를 들고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하면 저러다 과호흡이 오진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웃느라 정신을 못 차렸다. 그럼 나도 애가 웃는 걸 보며 같이 힘껏 웃다가도 불안해서 그만해, 그만, 하고 남편을 말렸다. 머지않아 아이는 진짜로 까무러치고 울곤 했다. 그러게 그만하라니까, 하며 애아빠에게 한소리 던지고 아이를 달래는 건 내 몫이었다. 그렇게 울다가 아이는 금방 기운을 차리고 또 꺄르르 웃었다. 또 쪼르르 아빠에게 내달려가 장난을 치곤 했다. 그럼 나는 다시 애가 또 울진 않을까 걱정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