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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바토 Nov 25. 2019

엄마의 아침이란

한 노래가 떠오른다. 가을아침

  한 달쯤 감기로 고생하고 있다. 몸이 쳐져 빈둥거리고만 싶다. 이불에 빼꼼 눈만 빼고 있다 보면 아들이 날 깨운다. “엄마! 아침이야 일어나, 밝아졌어. 아침 먹자. 어린이집 가자.” 난 아직 일어나고픈 마음이 일지 않지만 몸을 일으켜야 했다. 내가 게으른 건지 아들이 부지런한 건지 6시 무렵부터 억지로 깨워진 탓에 머리가 통 깨질 않는다. 멍하니 다시 잠이 들고 싶다. 그러다 엄마 생각이 났다.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눈을 뜨면 엄마는 항상 부엌에 계셨다. 밥을 짓고, 반찬을 하고, 상을 차려 놓고 우리가 깨길 기다리신다. 일어나면 늘 아침이 준비되어 있어 대충 눈을 비비며, “좋은 아침", “안녕히 주무셨어요"라고 인사하며 밥상에 앉아 “잘 먹겠습니다” 하며 밥을 먹었다. 이젠 매 끼니를 챙겨야 되는 입장이 되다 보니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엄마는 매일 아침을 그리 일찍 차려 주셨을까. 엄마도 하기 싫은 날이 있었을 텐데. 엄마는 맛있게 먹는 것만 봐도 좋다고 하셨는데 난 애들이 먹는 걸 봐도 그냥 그렇다. 아직 계모인가 보다. 


  애들 때문에 깨워져 휘적휘적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며 가끔 투닥 거리는 애들한테 “사이좋게 놀아!” 한소리 씩 해가며 서두르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갔다. 어서 먹어 얘기하며 아이들을 둘러봤다. 나는 아직 엄마인 듯 엄마 아닌 엄마 같은 엄마인가. 엄마이긴 하지만 아직도 실감이 안 날 때도 있다.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 아이가 더 크면 더 느껴지겠지. 엄마가 차려준 밥상이 생각나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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