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로웠던 거구나

by 김배우

글을 싫어하지는 않는데 책을 좋아해 서점에 자주 가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아이 덕분에 도서관에는 2주에 한 번은 가게 되고 서점에도 종종 들를 일이 생겨나다. 다행이다. 어릴 땐 심심해 집에 있는 세로 쓰기 책을 모조리 읽어대던 시절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생활기록부 취미란에 진심으로 '독서'라 적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24시간 캐이블이 방송을 시작하며 나는 책과 멀어졌다. 그것이 더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깨달았다.

'아 나는 책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심심했던 거구나'

그러나 24시간 채널에서 아무리 쉬지 않고 방송을 틀어대도 콘텐츠자체가 한계가 있기에 결국 나는 채널을 돌리다 TV를 끄고 만다. 하지만 내게는 유튜브도 넷플릭스도 있다.

그런데.. 그것도 어느 순간 멈칫한다.


알고리즘이 추천이 아무리 나를 독려해도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에는 용기도 필요하고 고도의 집중도 필요하다. 그렇게 하릴없이 틀어놓고 자연스럽게 아무것이다 바로 시작되는 유튜브 콘텐츠를 틀어놓고 신경 쓰지 않고 틀어놓는 시간이 길어지던 중 나는 또 깨닫는다.


'아 나는 재미를 찾는 게 아니라 조용한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구나...'

그런데 이 깨달음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 나를 발견했을 때보다 개운하지 못한 깨달음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깨닫는다.


'아 나는 외로운 거 구나'


외롭고 적막한 게 싫은 거구나...

그런데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해 에너지를 들이는 것이 두려운 것이구나..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면 결국 이 채워지지 않을 것 같은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서는 피곤함이라는 시작을 해야 하는 모험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구나


나에게는 2가지 선택의 기로가 있었다.


도전하지 않고 이 권태로움을 익숙한 그리고 재미없는 것들로 소리를 채워내며 그대로 있을 것 인가?

아니면 새로운 콘텐츠를 도전하고 새로운 것으로 무언가를 채울 것인가?

그것은 그냥 TV 드라마 일 수 있지만


애초에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다른 누군가와 시간을 갖고 관계라는 끈적한 달콤함이 있는 초콜릿 같은 사탕 같은 그래서 먹고 나면 혈당이 오르지만 집에서는 꼼꼼히 이를 닦아야 하는 그 속으로 나를 한번 더 밀어 넣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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