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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균 Nov 11. 2024

[인생에 보탬은 안되지만] 시즌 6 일반모집 (마감)

#트레바리 독서모임 [인생에 보탬은 안되지만]이 12월에 시즌6으로 돌아옵니다. 벌써 여섯번째 시즌이네요. 글을 올리는 시점으로 현재 여섯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수정/추가)


[인생에 보탬은 안되지만] 시즌 6은 오픈 8분 만에 마감되었다고 합니다. (트레바리 공식) 


철학과 과학 읽는 클럽으로 최소 출발 인원을 채울 수 있을까 조마조마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감개무량합니다. 새로운 시즌 열심히 준비해보겠습니다. 


혹시 입회를 하고 싶었는데 놓치신 분이 있다면, 시작 전 퇴회가 한 두 자리 정도 나오는 기회가 있으니 꾸준히 모니터링 해보시길 권합니다.




https://m.trevari.co.kr/product/2fea8b27-5896-42cc-b157-747c7c8066db


커리큘럼도 올려 놓을께요. 




[인생에 보탬은 안되지만] 시즌 6 - 실재(實在) 특집


비 내리고 난 후 언덕에 걸린 무지개, 코타키나발루의 장대한 석양, 오로라, 여름 밤 풀벌레 소리, 세상을 경험하면서 누구나 한번쯤 ‘세상은 정말 아름답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그런데 세상이 정말 아름답기 때문에 우리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걸까요, 우리가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세상이 존재하는 걸까요? 네? 좀 이상한 얘기라구요? 


이번 시즌에 우리는 평소보다는 조금 어려운 얘기를 할거예요. 우리는 이번 시즌에 실재(實在)라는 단어를 이해해 볼거예요. 우선 이 단어를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볼까요? 이렇게 되어 있네요. 


“실재(實在, reality)란 인식 주체로부터 독립해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여겨지는 것을 말한다.”


으아, 좀 어렵죠? 인식 주체라는 단어도 어렵고, 객관적으로 존재한다는 것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네요. 괜찮아요. 씩씩하게 시즌을 따라오면 이 어려운 단어와 위키피디아의 어려운 서술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게 될거예요. 


인식 주관과 실재의 이원론적 구도는 서양 철학에서 굉장히 오래 여러번 반복되는 구도예요. 또한 닐스 보어가 '우리는 자연을 영원히 알 수 없으며 과학은 자연에 대한 학문이 아니라 자연과 관측 수단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선언한 이후 과학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죠. 


이 구도를 이해하면 세상을 바라보는 전혀 다른 창을 얻게 돼요. 그리고 삶이라는 기적과 인생의 의미에 대한 전혀 다른 시각을 갖게 될거예요. 





첫번째 책 -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카를로 로벨리


아크릴판으로 만들어진 투명한 상자를 상상해볼께요. 상상이 됐다면, 이제 그 상자 안에 빨간 사과를 놓아보죠. 자, 빨간 사과는 잘 보이나요? 


이제 빨간 사과를 치워볼께요. 상자 안에는 무엇이 남았나요? 아무것도 남지 않았나요? 혹시 산소, 이산화탄소, 질소 같은 ‘공기’의 구성 성분들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신 분이 있나요? 오, 좋아요. 그렇다면 공기도 모두 제거해볼께요. 자 그럼 이제 뭐가 남았나요? 


진공 상태의 아크릴 상자 안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나요? 아니죠, 진공 상태의 아크릴 상자 안에도 ‘공간’은 남아있죠. 정말 그럴까요? 


세계적인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는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해요. 로벨리에 의하면 아크릴 상자 안의 직육면체 공간은 존재하지 않아요. 대체 무엇을 근거로 로벨리는 이렇게 엄청난 말을 하는 걸까요? 





두번째 책 - 왜 칸트인가, 김상환


이번엔 햇볕 드는 테이블 위에 사과를 놓아볼께요. 잘 보이는 곳에 뒀더니 사과가 참 예쁘네요. 빨갛고 먹음직스럽게 잘 익었어요. 그런데 왜 사과는 빨갛게 보이는 걸까요? 


우선 태양으로부터 빛의 입자, 광자(光子)가 발사되어 나와요. 창문을 통과한 광자는 사과의 표면에 부딪히는데, 그 때 광자는 에너지의 일부를 잃어요. 남은 광자의 에너지는 광자의 파장의 길이로 측정할 수 있는데, 대략 750nm 정도예요. 그리고 그 750nm 길이의 빛의 파장이 우리 망막에 닿으면 우리 눈은 뇌에 특정한 전기 신호를 보내요. 그럼 우리가 알게 되는거예요. 아, 빨간색이구나. 


그리고 이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읽어 보세요. 광자로부터 눈까지, 어디에 빨간색이 있나요? 


방금 어?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 우리는 놀라운 것을 깨닫게 돼요. 빨간색은 우리의 바깥에 없어요. 빨간색은 특정한 전기 신호를 우리의 뇌가 바꾸어 만들어 낸 것이에요. 빨간 사과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거예요. 


이 놀라운 생각을 과학 이전에 해낸 사람이 있어요. 그가 바로 칸트예요. 우리는 두번째 시간에 칸트를 읽고,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구도가 완전히 뒤집히는 체험을 할거예요. 





세번째 책 - 라캉, 바디우, 들뢰즈의 세계관, 장용순


여기까지 오면, 우리는 인식 주체와 객관적 존재에 대한 흐릿한 이해를 갖게 될거예요. 세번째 시간은 심화학습을 하는 시간이에요. 


칸트의 구도는 칸트 이후 많은 서양 철학자들에 의해 확대 재생산돼요. 이번 시간에는 라캉, 바디우, 들뢰즈 등 다른 철학자들의 의견과 구도를 살펴보고, 이번 시즌의 주제인 실재(實在)에 좀 더 깊게 논의해 볼거예요. 


어려울 것 같다구요? 걱정 마세요. 클럽장은 라캉을 10년 읽은 라캉 덕후예요. 정말 쉽게 이 구도에 대해 설명드려볼께요. 





네번째 책 -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마지막 시간이에요. 여기까지 성공적으로 따라왔다면, 아마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을거예요. 매일 걸었던 출근 길이, 매일 만났던 파트너가, 매일 마셨던 맥주가 달라보일거예요. 이 모든 것들은 기적이구나, 내가 수 많은 기적 속에 있구나, 내가 있다는 것, 내가 살아서 세상을 보고 있다는 것이 이미 어마어마한 기적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거예요.  


마지막 시간에 우리는 <싯다르타>를 읽을거예요. 그리고 행복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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