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거면 하고 말 거면 말아
마크 맨슨, <신경 끄기의 기술>을 읽고
행복이 무엇인지 계속 묻는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맨다면 결코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
- 알베르 까뮈
‘행복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넘쳐나고 각자 답을 쏟아내고 있는 사회다. 학교에서도 교과서에 우리의 삶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행복을 제시하고 행복에 이르기 위한 방법들을 얘기한다. 종교집단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각종 매체에서 사회의 소위 ‘멘토’를 자칭하는 사람들도 행복에 대해 설교하기 바쁘다. 그런 중에 알베르 까뮈의 말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행복에 대해 묻기를 멈출 것.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일 이제 그만.
‘자존감이라는 독’의 저자 류샹핑도 자아를 잊으라고 조언한다. 자꾸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보다는 외부 사물에 주의를 집중하여 그것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만이 자아와 세상을 평가하려고 하고, ‘인생의 의의는 무엇인가’,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같은 문제를 놓고 고뇌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자기반성과 자기 분석에 중독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자아분석에 매달릴수록 부정적인 생각은 커지고 자아를 더 깊이 분석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어 급기야 습관으로까지 굳어지게 됨으로써 정작 자신에게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간과하고 고통을 곱씹으며 자학적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할 거면 하고 말 거면 말아, ‘어떻게’는 필요 없다.” 마크 맨슨이 ‘신경 끄기의 기술’에서 한 말이다. 큼지막한 제목 아래 쓰레기통에 머리부터 처박는 그림이 인상적으로 그려진 표지를 보고 단박에 이끌렸다. ‘당신은 생각이 너무 많아.’ 내가 들은 말이다. 인정. 끝도 없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좋을 때도 물론 있지만 쓸데없는 망상의 세계에서 허우적대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때가 적지 않다. 때로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자꾸 생각이 많아져서 말 그대로 내 머리통을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이제 좀 신경 끄고 싶어서.
마크 맨슨에 따르면 고통은 삶이라는 천에 얽히고설켜 있는 실오라기라서 삶에서 고통을 떼어낸다는 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파괴적인 일이기도 하다. 그 고통을 삶에서 끝끝내 없애보려고 애쓰기보다 일정 부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마음이 필요할 터. 그의 말처럼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을 우리가 전부 통제할 수는 없지만 그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그리고 거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언제나 우리 마음에 달려 있다.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나아질 수는 있다.
저자는 우리에게 단순하게 생각할 것을 권한다. ‘“어떡하지?” 어쩌긴, 그냥 하면 되지.’ 사실 이런 마음먹기가 나 같은 소심쟁이한테는 참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뭐라도 해라. 그러면 답을 얻게 될 테니.’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며 용기를 내보고 싶어 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