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글은 코로나 19 이전에 쓴 글이다. 그 사이 많은 것이 변했다. 올 해는 한 번도 점심시간에 학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을 볼 수 없었다. 방역을 위해 도서관 이용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등교한 학생들은 식당에서 친한 친구들과 모여앉아 함께 밥을 먹는 대신, 번호표가 붙은 자리에 한 자리씩 떨어져 앉아 아무 말 없이 밥만 먹고 나간다. 시험 기간도 아닌데 교실에서도 시험 대형으로 한 사람씩 떨어져 앉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다. 학교에 오는 날보다 안 오는 날이 더 많은 아이들. 올해 같은 반이 된 친구들하고도 서먹하기만 하다. 몇 년 전 우리 반에는 “ 그 친구하고 놀지 마”라는 엄마의 말 때문에 가출한 아이가 있었다. 어쩌면 부모보다 자신을 더 이해해 주는 친구. 그만큼 청소년들에게 친구는 소중한 존재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 잘 어울릴 수 없는 현재의 상황은 성장에 꼭 필요한 영양분을 얻지 못해서 속을 꽉 채우지 못한 채 웃자라는 나무를 떠올린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칭찬보다 친구들의 인정에 더 밝게 웃는다. 아이들의 표정은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해 보인다. 아이들의 활기와 행복, 언제쯤 온전히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