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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시간을 한 시간 남겨두고 쓰는 글

브런치북, <왜 나는 나를 사랑하는가> 추천글

by 양만춘

“삶은 ‘혼자’가 아닌 ‘함께’의 이야기다.” - 데이비드 부룩스, <두 번째 산>에서


브런치북 <왜 나는 나를 사랑하는가>의 저자 추세경은 자신을 ‘원래 잘 떠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호수가 작은 빗방울에도 물결을 일듯이 자신의 마음은 사람들 앞에만 서면 찰랑거리는 물결이 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잘 떠는 자신의 마음을 ‘나약한 마음’이 아니라 ‘섬세한 마음’으로 선택하고 그에 맞는 행동 양식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가끔은 떠는 게 불편하고 종종 못나 보여도, 이제는 괜찮다고, 섬세하기에 오히려 느끼는 게 많고 그러기에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얻어지는 여러 감상들을 글로 엮어 그런 자신의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의 마음 한 곳을 울리는 삶, 그런 인생을 살고자 한다. 그래서 그의 작가 소개란에는 이런 자신의 생각을 단 한 줄로 표현하고 있다. “나를 위한 글이 당신에게도 위로가 되길”


왜 우리는 여기에 있는가

<두 번째 산>을 쓴 데이비드 브룩스는 자신이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를 자기 자신에게 상기시키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작가들은 공개적으로 자기 이야기를 하며 자신이 정말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을 독자들에게 가르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작가들이 쓴 글의 첫 독자는 자기 자신이며, 그들은 자기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독자에게 말하듯이 쓰는 것 같다. 추세경 작가도 마찬가지다. 그는 공개적으로 자신의 글이 자기 자신을 위한 글이라고 선언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이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을 독자들에게 ‘가르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다만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낼 뿐이다. 이 글을 읽으며 독자들은 공감하고 용기와 위로를 얻는다. 세상에 나 ‘혼자’만이 아니라 나와 같은 고민과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며 ‘함께’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왜 나는 나를 사랑하는가>는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10년간 고군분투한 이야기이다. 10년 동안 꾸준히 감사 일기를 쓰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일 년 아니, 한 달만 써도 변화가 있다고 하는 감사 일기를 10년 동안이나 꾸준히 쓸 수 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 존경할 만하다. 그는 자신에게 충실했으며,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단점도 장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남의 시선이 아니라 자기 시선으로 자신을 보는 기준의 변화를 이룬 것, 더 나아가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고 연대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이 브런치북의 3부, ‘나는 어떻게 나를 사랑하는가’에서 소개된 이효리의 일화와 그의 깨달음은 내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어느 날 이효리와 나무 의자를 만들고 있던 이상순은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의자 밑바닥을 계속 깎았다. 그걸 본 이효리가 답답해서 물었다.
이효리: 여기는 사람들에게 안 보이잖아, 누가 알겠어?
이상순: .... 내가 알잖아.

그때 이효리는 이상순의 말을 듣고, 남의 시선보다는 스스로가 자기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게 자신을 사랑하는 길이라는 걸 배웠다고, 스스로가 자신을 기특해하는 순간이 많을수록 자신을 보다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자존감을 높이고 싶어서 읽었던 여러 책 보다 이효리가 방송에서 말한 이야기가 나에게는 더 큰 울림을 주었다.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그런 행동들, 나만 알아도 행복하고 누가 보지 않아도 만족할 수 있는 그런 행동들을 많이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중략>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좋아하는 마음이다.
<중략>
내가 나를 알아주는 삶, 나만 알아주어도 괜찮은 삶, 그렇게 스스로를 사랑하는 인생을 살고 싶다.

한 사람의 일생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늘 함께 있어주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남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남이 원하는 대로 살다가 어느 순간 내 삶의 중심에 내가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허망해진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을 좋아할 수 있어야 비로소 남을 사랑하고 남과 함께 있는 시간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쉽게 용서하지 못하고 늘 책망하는 사람은 남에게도 너그러울 수 없다. 불안한 마음에 끊임없이 남의 관심과 인정을 받으려 하고 그게 잘 안 되면 좌절하고 힘들어하며 남을 원망한다. 그러므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스스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 주고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며 살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내가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다른 이도 경험하고 느꼈다는 것을 아는 순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일지라도 반갑고 연대감을 느낀다. 추세경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도 마찬가지였다. 더하여 그가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히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해 왔다는 점이 존경스럽다. 그의 브런치북을 읽고 나서 예정에 없이 <브런치 라디오> 시즌 2에 응모하는 소개글을 쓰고 있다.(이제는 마감 시간 1시간도 안 남았다. 하하하!)

추세경의 <왜 나는 나를 사랑하는가>,

나에게 와 닿았던 글이 당신에게도 위로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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