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ktail Blues
한 달 만에 다시 만난 책상 위에 선물. 하나는 스위스로 신행 다녀온 동료가 초콜릿과 하리보, 다른 하나는 일본으로 여행 갔던 동료가 보자마자 내 생각이 났다며 사 왔다는 고양이 소스통. 출근하자마자 내 자리로 와 해사하게 웃으며 고양이 소스통 구입 경위에 대해 재잘거리던 동료의 얼굴은 봄볕보다 따스했다.
그리고 사무실에 도착한 주문한 적 없는 택배 하나. 고객센터에 전화해 보니 상담사는 내가 받아야 할 물건이 맞다고, 짐작 가는 사람이 없느냐 되물었다. 순간 떠오른 얼굴 하나. 핸드폰과 이어폰의 호환이 원활치 않아 통화만 할라치면 뚝뚝 끊기는 바람에 전화만 오면 이어폰 빼느라 바쁘고, 핸드폰과 짐 바꿔드느라 바쁘고, 번갈아 언 손 녹이느라 바쁜 걸 안쓰러워하던 얼굴 하나. 그 얼굴이 보낸 이어폰. 존재만으로도 선물 같은 그 얼굴이 언젠가 사야지 했던 선물을 보내온 것이다.
세 사람 덕분에 마음이 온기로 가득 찼다. 별 것 아닌 듯 별 같은 세 개의 마음 덕분에 신기루 같은 겨울 햇빛이 아니라 봄날의 햇살 속에 있을 수 있었던 하루였다. 따뜻해진 만큼 더 아껴줘야지.
드디어 따스한 것을 온전히 누리고 싶은 빈 틈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