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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ocktail Blues

017 - 그릭요거트

Cocktail Blues

by 유정

그릭요거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우유로 요구르트를 만드는 건 많이 봤고, 봤으나, 수고스러워 보기만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무려 요거트를 사서 누름돌로 눌러두기만 하면 완성이라기에 덜컥 누름돌 역할을 하는 제조기를 샀다. 누름돌의 역할을 아주 크고 튼튼한 스프링이 할 뿐, '제조기'랄 것 없는 플라스틱 통이었다. 무엇보다 이 '통'으로 만들 수 있는 그릭요거트의 재료가 6종류로 한정적이었는데 -지금도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그 6종류 안에 매일우유의 하위 브랜드 상하목장 요거트가 있었기 때문에 덜컥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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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원료만 가지고 만든 1차, 블루베리잼을 넣은 2차, 베리&라즈베리잼에 냉동딸기까지 넣은 3차 완성품


지금 세 번째 요거트를 쬽쬽 먹으면서도 이해할 수 없는 건, 요거트는 이미 요거트인데 그릭요거트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그저 꾸덕한 식감을 만들기 위해서 이런 수고를 마다치 않는 것일까. 수고란 그저 기다리는 것 뿐인데, 하긴 기다리는 것만큼 힘든 것도 없긴 하지만, 이미 잘 만들어진 요거트를 쥐어짜서 또 요거트를 만드는데 그게 '그릭'요거트라는 게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맛있어서 계속 재료를 바꿔가며 만들어 볼 생각이다. 식빵에 발라 먹으니 꿀맛이다. 그렇게 꿀꿀이가 된다 하더라도 당분간은 뭔가 건강할 것 같은데 정작 크게 도움 되진 않는 그런 어떤 그릭요거트를 만들고 먹고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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