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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ocktail Blues

018 - 좋은 사람

Cocktail Blues

by 유정

회사에서 새로 준비하는 콘텐츠 중 하나로 책 소개하는 코너를 만들었기 때문에 소개할 만한 책을 찾다가 결국 신간을 사고 말았다. 덕분에 지금 새 입주자들이 머무는 임시보호소는 차고 넘쳐 그나마도 못 들어가는 신입이 생겼다. 아, 넓은 집... 아니, 좁아도 내 집... (훌쩍) 이 구구절절함은 다음에 풀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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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좋은 사람 도감>이다. 심지어 좋은 사람이 100명이나 실려 있다. 엄청 무거울 것 같지만 전혀 가벼운 책이다. 팀원들에게 마음에 드는 좋은 사람을 고르라고 했는데 9명이 9명을 골랐다. 어쩜 한 명도 안 겹치다니, 이렇게 다른 9명이 한 사무실에 큰 소리 없이 지내고 있다니 놀랍군.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애쓰던 시절이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사게 된 책이다.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확률은 0에 수렴한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포기했는데, 이 책은 좋은 사람이란 별거 없다고 누구나 100%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슬쩍 옆구리를 찌른다. 검지 손가락을 꼬물거리며 찔러대서 자꾸 킥킥 웃음이 난다. 100명의 좋은 사람을 만나고 나니 이제 좀 편하게 살아도 되겠다 싶다. 굳이 내가 좋은 사람 아니어도, 나를 대신할 좋은 사람이 있고, 있고 또 있으니까. 무엇보다 책에서는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이미 좋은 사람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좀, 마음에 들었달까. 그리고 제목 서체의 이름이 '공간'인 것이 마음에 들었다. 좋은 사람이 있는 공간, 좋은 공간... 뭐 그런 느낌이 들었달까.


오늘의 결론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좋은 공간에서 살고, 좋은 공간에 가고 싶다]는 것. 어째 책과 많이 멀어진 것 같지만 뭐, 요즘의 내 관심사가 온통 집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결과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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