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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부터 매주 대학로에 가고 있다. 공연을 기록하기 위해 무거운 가방을 들고 간다. 다행히 교통편이 나쁘지 않았고, 무대를 보는 건 꽤 재미있는 일이라 힘들지 않았다. 그날도 대학로에 가야 했다. 나갈 채비를 하는데 ㅅ에게서 연락이 왔다. 대학로에 가야 한다고 했더니 자신도 대학로에 가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서로 만나야 했는데 마침 잘 되었다며 약속을 정했다.
다른 일로 먼저 술을 마신 H가 데려간 곳은 분위기 좋고 음식도 맛있는 술집이었다. 자신은 이미 먹을 만큼 먹었다는 이유로 메뉴 선택권을 양도했고, 나는 차돌숙주볶음을 주문했다. 꽤 큼지막한 차돌과 숙주가 반반, 그 사이에 새송이버섯과 청경채가 듬뿍. ㅅ은 전작에서 마시던 막걸리를, 나는 소주를 마셨다. 얼마 전 나는 ㅅ에게 상처를 주었다. 실수였다, 고 지워버릴 수 없었다. 그 자리에서 사과했고 또 몇 번 더 사과했지만 나는 더 기다려야 했다. ㅅ이 사과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괴로웠다. ㅅ은 나보다 더 괴로울 것이 분명하니 괴롭다고 하소연할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ㅅ은 더 이상 괴롭고 싶지 않아서 만남을 청했고, 나는 한 번 더 사과하고 싶어서 만남에 응했다. 차돌숙주볶음은 정말 맛있었고, 소주는 달았고, ㅅ과 나의 일상은 내내 고달팠고 우리의 마음은 헛헛해서 나는 한 번 더 사과하고 ㅅ은 이해해 주었다. 앞으로도 ㅅ과 나는 그때 일을 떠올릴 것이다. 떠올린 뒤에는 우리가 조금 더 단단해지게 만든 사건 중 하나라고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바라게 된 것은 그날의 차돌숙주볶음이 맛있었고 ㅅ은 나는 종종 진지하다 자주 웃었고 웃으면서 헤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