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24일의 로그
최근 이직 프로세스를 겪으며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내가 20대 때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한국 기업이 있었는데, 이 회사의 채용 방식은 조금 특별했다.
예를 들어 A직무에 지원하면, 그 전형이 끝날 때까지—즉 합격하거나 탈락하기 전까지—
같은 회사의 B직무에는 지원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었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프로세스 같지만, 나름의 장단이 있다.
장점은 분명하다.
지원자의 중복 지원을 막아 불필요한 리소스를 줄이고,
회사 입장에서는 보다 효율적으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점도 크다.
만약 지원자가 특정 직무에는 잘 맞지 않더라도,
다른 직무에는 탁월하게 어울릴 수 있는데 그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다.
결국 ‘좋은 사람’을 ‘좋은 자리에’ 매칭하지 못할 위험이 생기는 셈이다.
나는 당연히 대부분의 기업들이 다 비슷한 방식을 쓸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어떤 기업들은 한 직무 전형이 진행 중이어도 동시에 다른 직무 지원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오히려 회사마다 채용에 대한 철학이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그 차이가 기업 문화와도 연결된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됐다.
한 번은 두 포지션에 지원했다가 모두 떨어진 적이 있었는데,
인사 담당자가 연락을 해와 비슷한 포지션을 추천해 주며 면접 기회를 열어주기도 했다.
또 다른 회사에서는 두 포지션을 동시에 지원했는데,
면접 자리에서 “왜 우리 포지션을 선택했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냥 솔직히 말했다.
A 포지션은 떨어졌고 B 포지션에서 기회를 얻은 거라고.
같은 회사 안에서도 기대하는 답변은 참 다르구나 싶었다.
뭐 아무튼,
이직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건 단순히 ‘합격/불합격’ 결과가 아니라,
각 회사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프로세스를 통해 그 회사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면접관의 질문 방식, 서류나 전형의 구조, 그리고 지원자를 바라보는 관점까지…
결국 채용 과정 자체가 그 회사의 문화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창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지원할 때 단순히 직무 적합성만 보는 게 아니라,
프로세스 자체도 회사를 고르는 중요한 기준으로 삼으려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