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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Y Sep 28. 2022

'시'를 이용해 첫 문장 쓰기

<오글오글 10분 글쓰기 ep.5>

퍼블리 <글쓰기가 만만해지는 하루 10분 메모 글쓰기>​​​ 아티클 주제를 활용합니다.


#4일차 : '시'를 이용해 첫 문장 쓰기
- 평소 좋아하는 시인의 시 한 편을 읽는다.
- 가장 인상적인 문장에 밑줄을 긋고, 밑줄 그은 문장을 첫 문장으로 삼아 글을 쓴다.

두 갈래 길 중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모를 때도 당황하지 않고 살아갈 수 았을까?


특히 그것이 인생의 중요한 선택일 때.

대학원서를 넣을 때 A대학을 넣어야 할지, B대학을 넣어야 할지?

2번이나 떨어진 행정고시를 계속할지, 취업을 준비해야 할지?

이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게 맞을지, 그만두고 새로운 공부를 하는 것이 맞을지?

이 회사에 입사하는 게 맞을지, 더 나은 선택을 위해 기다려야 할지?


모두 다 과거 나의 이야기이다.


당시의 나는 정말 어려웠다. 무슨 선택을 해야 제대로 된 선택일지 그 당시 기준으로는 알 수가 없었다. 사실 지금도 알 수 없다. 나는 하나를 선택했고, 이 선택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떤 인생이 되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몇 번의 갈래길을 경험한 나는 이제 선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택 이후 나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택이라는 행위로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택 이후의 의지에 따른 수많은 행위들이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어떤 행위를 하고 있는가?


글을 쓴다!!!!!!


산을 오르며
/도종환


산을 오르기 전에 공연한 자신감으로 들뜨지 않고
오르막길에서 가파른 숨 몰아 쉬다 주저앉지 않고
내리막길에서 자만의 잰걸음으로 달려가지 않고
평탄한 길에서 게으르지 않게 하소서
 
잠시 무거운 다리를 그루터기에 걸치고 쉴 때마다 계획하고
고갯마루에 올라서서는 걸어온 길 뒤돌아보며
두 갈래 길 중 어느 곳으로 가야 할 지모를 때도 당황하지 않고
나뭇가지 하나도 세심히 살펴 길 찾아가게 하소서
 
늘 같은 보폭으로 걷고 언제나 여유 잃지 않으며
등에 진 짐 무거우나 땀 흘리는 일 기쁨으로 받아들여
정상에 오르는 일에만 매여 있지 않고
오르는 길 굽이굽이 아름다운 것들 보고 느끼어
 
우리가 오른 봉우리도 많은 봉우리 중의 하나임을 알게 하소서
가장 높이 올라설수록 가장 외로운 바람과 만나게 되며
올라온 곳에서는 반드시 내려와야 함을 겸손하게 받아들여
산 내려와서도 산을 하찮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
 
-도종환 시집 『슬픔의 뿌리』(실천문학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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