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상처를 치유하다

소설 ‘밝은 밤’을 읽고

by EASY

연말 여행에서 랜덤 선물로 책을 선물 받았다.


수많은 서점 어플에서 2021년의 책으로 꼽히고 있어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그 기대감을 이겨내는 소설이었다.


책에는 수많은 상처받은 사람(여성)들이 나온다. 단순히 전쟁이라는 사건이 낸 상처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긴 시간,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상처받아왔다. 시대의 편견을 아무런 고민 없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말로, 행동으로 너무도 큰 상처를 주었고 그 상처는 당사자에게는 크나큰 생채기가 되어 지속적으로 그의 인생에 악영향을 끼쳐왔다.


삼천이가 어머니를 버리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삼천이 새비가 힘들게 찾아온 것을 알면서도 집에 받아줄 수 없었던 이유

영옥이 남선이 좋은 남자가 아님을 알면서도 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들이 보다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없었던 이유는 과거로부터 받아온 상처가 그들의 마음에 깊은 생채기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비슷한 시대를 살아오면서도, 비슷한 상처를 가졌음에도 희자가 보다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곁에 따뜻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새비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사랑을 알고 표현하는 사람이었다. 명숙할머니 역시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들 곁에서 희자는 상처를 회복할 수 있었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 나갈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책에서 표현하는 ‘내 인생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을’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조금 더 현재로 돌아오면 어떨까?


책의 화자인 나(지연)의 엄마는 할머니보다 더 안전한 삶을 선택하고, 그 선택을 나에게 강요하고 있다. 아마도 자신에게 상처란 것이 존재하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거 같다. 나는 그 속에서 평범함을 강요받으며 살아왔다. 그러다가 희령에서 우연히 할머니를 만났고, 할머니의 과거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나가고 있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도 모르는 새, 누군가를 향한 사랑이 상처를 치유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노력을 알아보고 애쓴 마음을 다독여 주는 사람’
‘내 인생에 거짓말하지 않는 용기’
‘별 아닌 듯 하지만 무심히 빌려주는 지하철 속 어깨가 사람을 살린다는 사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제목이 밝음 밤인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했다. 아마도, 밝은 밤은 해가 뜨기 시작하는 밤이 끝나가는 그 시점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오랜 세월 지속된 상처들이 지연이가 희령에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어가며 점점 회복되어 가는 것, 밤이 끝나간다는 좋은 의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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