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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Y Jan 18. 2023

게으름에 대한 찬양

<오글오글 10분 글쓰기 ep. 18>

대학교 동아리 친구들과 독주회라는 독서모임을 한다. 2018년부터 시작한 모임이니 벌써 5년 차이다. 모임이름은 독주회이다. 매번 만나서 술만 마시니 책도 읽어보자 라는 의미로 지었고, 원래 만돌린 오케스트라에서 만난 친구들이니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이름이다ㅎㅎ


독주회


부끄럽지만 최근 2년은 거의 나가지 못했다. 마음이 너그러운 친구들 덕에 오랜만에 참석했지만 책을 고르는 권한을 가졌다.


고른 책은 오랜 시간 책장에 꽂혀만 있던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다.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게으름과 어울리는 수식어는 “죄책감”이라는 편견에 제목부터 도전하고 있지 않은가!


구글에서는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라는 책을 아래와 같이 서술하고 있지만, 가벼운 수필집으로 읽기에는 문장들이 매우 응축적이라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게으름에 대한 찬양은 버트런드 러셀이 쓴 수필집으로 1935년에 출판되었다. 내용은 주로 사회학, 윤리학, 철학이다. 러셀은 '노동이 미덕'이라는 신념이 현대 사회에서 악을 양산해 내고 있으며 행복과 번영을 원한다면 오히려 노동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게으름에 대한 찬양 챕터에서는 사회가 우리에게 강요하는 ‘게으름에 대한 죄책감’과 ‘노동에 대한 찬양’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노동을 강요받음에 따라 우리가 잃고 있는 가치에 대해 말한다.


노동에 모든 체력을 소진하여 우리는 결국 수동적 즐거움(tv 보기 등)에 그치게 되고, 사유와 능동적 즐거움의 가치를 잃어간다는 것이다.


책 속 문구


책을 읽으며 한 문장 한 문장에 진심으로 공감했고, 왜 이것이 실현되지 못할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다. 나의 결론은 결국은 분배의 문제라는 것이다. 노동자로서 우리는 노동하지 않으면 최소한의 삶을 보장받지 못한다. 만약 당장 내일 직장을 잃으면? 나는…  게으름을 찬양할 새도 없이 새로운 직장을 찾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내가 퇴사를 한 후 대학원이라는 선택을 한 것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백수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반면 자본가는 당장 노동하지 않아도 보장받는 최소한의 삶이 있다. 그러므로 여유를 가지고 게으름을  찬양할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는 이러한 구조에 대해 당연하다고 말하는 신념을 가졌을 수 있다. 그러나 버트런드 러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거 같다. 우리는 충분히 모두 함께 게으를 수 있는데(=나는 이것이 행복할 수 있는 데의 동의어라고 생각한다), 왜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모두 함께 게으르지 못하는 이 사회적 구조에서 희생당하는 자는 누구이며, 누리고 있는 자는 누구인지 생각하고,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이해했다.


심지어 기술은 점차 발전하여 우리의 일을 대신할 AI까지 있지 않은가? 나만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게으를 수 있는(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믿어본다.


책 속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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