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어떤 일에 실패를 했을 때.
일에 치여 지쳤을 때.
그냥.
나의 경우는 그냥.
아주 작은 실패와 아주 작은 불편이 맞물려 그냥이 되어버린 저조한 상태다.
이 시기가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을 살아갈 것을 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
내일, 일주일 뒤, 한 달 뒤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매일 아침 일어나 씻어야 하고 하루에 한 번은 끼니는 챙겨야 하며 돈 받은 값은 해야 한다.
이럴 때면 시간이 잠시 멈춰 줬으면 좋겠다.
어차피 상상으로 그칠 거 욕심내 말하자면, 반년이면 충분할 것 같다.
가만히 누워 의미 없이 핸드폰을 만지고
온갖 잡생각에 빠져 허우적대고
내 인생을 비탄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시기 질투하다, 그것마저 지겨워질 때 즈음 내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
아무리 작은 실패라 할지라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오늘을 지내야 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타인은 모른척해도 아직은 내가 가진 실패의 여운을 외면하고 싶지 않다. 조금씩 침잠하려는 이 모습이 한 발짝 물러서면 지지리 궁상처럼 보이는 모습처럼 비칠까,
‘너는 일상으로 돌아와야 해.’
하는 압박을 스스로 가하게 된다.
가만히 아주 오랫동안 가만히 있다 다시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