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인 관념, 선망
술 한 잔이 생각날 때가 있다. 대게 센티한 감정이 무럭무럭 자라는 밤에 생각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날에 마시는 술은 과음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 센티한 감정을 잘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맥주 한 캔을 오랜 시간에 걸쳐 마시곤 한다. 이때 마시는 것은 사실 술이라기보다는 행위다. 나는 센티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관념을 마신다. 필요한 만큼의 센티함을 선망한다.
센티하다는 것은 내게 왜 선망의 대상이 되었을까? 모든 사람이 센티하다는 것을 선망하지 않는다. 내게 부족한 것 또는 없는 것이기에 선망의 대상이 된다. 선망한다는 것은 결핍에 따른 내 마음속의 상호작용일 뿐이다. 오로지 내 마음속에만 있어야 할 선망이 외부에 있을 때가 있다. 선망하는 것이 외부에 존재할 때의 대부분은 내게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이 많다.
당신은 내게 매력적인 사람입니다. 종종 내게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에게는 없는 특성이 있다며, 나를 매력적으로 느낀다. 특성이라는 것은 상대적이기에 내게 부족한 것을 선망해야 한다면, 나 또한 그 사람을 매력적으로 느껴야만 한다. 감성적인 사고로 많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내게 절대적으로 부족한 특성이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을 선망하지 않는다. 좋은 사람 몇몇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내게는 필요하다.
내게 꼭 필요한 특성, 행위, 물질인가?
다른 사람 자체를 선망하는 것은 아닌가?
선망해야 되는 것과 선망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선망한다는 것은 상대적이기에 자주 관계하는 사람들로 인해 기준점이 생길 수 있다. 절대적인 기준이 내 안에 없거나 다른 사람 자체를 선망하다 보면, 내 필요보다 많은 것을 선망하게 된다. 필요보다 많은 선망은 성취하던 성취하지 못하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선망하는 것을 갖게 된다 하더라도 처음 가졌을 때가 가장 행복이 높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줄어든다. 선망하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성취하더라도 줄어드는 행복 또는 허망함으로 인해, 성취하지 못한다면 불안 또는 자괴감으로 인해. 선망이라는 관념은 허상일지 모른다.
100미터 달리기를 막 끝낸 사람에게는 물 한 잔과 터질 듯 쿵쿵 거리는 심장의 진정을 위한 잠시의 휴식이 필요하다. 한 잔의 물과 휴식 이후에 초콜릿과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원한다면 필요보다 많은 것을 선망하는 것이다. 선망하는 것은 술을 마시는 것과 같아 갈구하면 할수록 자제력이 무너지며, 선망하는 대상에 의존하는 삶을 살게 된다. 필요보다 많은 선망은 의존과 상실을 낳는다. 우리는 필요만을 선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