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강렬하게
아침 6시 30분. 핸드폰 첫 번째 알람을 끄고 5분간 누워서 뒹굴 거린다. 단번에 일어나면 되는 것을 알지만, 스스로에게 엄격한 내가 누리는 몇 안 되는 인간적인 모습이다. 간단하게 스트레칭하고 일어나서 강아지와 산책을 나선다. 잠옷에 롱 패딩, 모자를 푹 눌러쓰고 음악을 들으며 강아지를 따라다닌다. 동네에는 우리보다 훨씬 일찍부터 아침을 시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정신이 온전해질 때쯤이면, 집에 도착한다.
시간 낭비하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 덕분에 매일 급박하게 출근 준비를 하고, 허겁지겁 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가는 길에는 앱을 통해 버스 도착시간을 확인하고, 곧 도착할 듯 싶으면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달려간다. 마스크 사이로 가쁜 숨을 내쉬며 겨우 올라탄 버스에서는 뉴스를 확인한다. 뉴스를 보고 나서야 고개를 들어 창 밖을 본다.
창 밖에는 사람 사는 냄새가 흩뿌리다 못해 넘쳐흐르다 내게도 살며시 스며든다. 가게 문 여는 사람들, 청소하는 사람들, 나처럼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달리는 사람들, 과음으로 인한 술기운과 함께 출근 중인 사람들, 주입식 교육을 받으러 가는 학생들. 냄새를 들이켜다 보면 나도 누군가의 눈에는 술기운과 출근하는 사람이었거나, 학생이었던 때가 있었겠구나 한다.
아침햇살을 받으며 그 냄새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 이게 사람 사는 거구나'하고 생각이 들고는 한다. 때론 늦어서 뛰어가기도 하고, 일찍 나와서 여유롭게 리듬 타며 걷기도 한다. 싱그러운 아침을 맞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숙취에 힘든 하루를 보낼 것만 같은 사람도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다. 늦었다고 생각해 급하게 서두르다 실수를 하기도 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술로 잊어보려 하기도 한다. 기분 좋은 일에 아무 노래나 틀고 엉덩이를 흔들고 춤추며 행복을 만끽하기 하는 순간들,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의 달콤함에 '더 이상 시간이 흐르지 않았으면'하고 몸서리치는 순간들. 슬픔과 행복, 절망과 설렘, 분노와 기대 등 다양한 감정들이 뒤섞인 냄새가 나는 삶이 우리 삶이다.
아침에는 다른 시간보다 그 냄새가 강렬하다. 그 이유는 아침에 가지게 되는 오늘 하루에 대한 희망이나 걱정과 같은 감정들이 우리 삶에서 미래지향적인 불확실성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벌써 불확실할 내일의 아침이 기다려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