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학대를 멈춰주세요.

by 김재용
앉아, 이리 와!


밤늦은 시간, 넷플릭스를 보고 있었다. 집중해서 보고 있는데, 창밖에서 익숙한 단어들이 반복해서 들려왔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강아지는 산책을 무척 좋아해서 밖에 나오면 흥분하고, 집 밖을 나서는 순간 소통이 힘들어진다. 5분쯤 시간이 흘렀을까?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는 창밖을 내다봤다.


한 커플과 중형견 정도로 보이는 개 한 마리가 목줄이 채워지지 않은 채 있었다. 남자는 계속해서 개를 향해서 이리 오라고, 앉으라고 소리쳤다. 개는 커플을 향해 오다가 다시 반대로 가기를 반복했다. 남자는 쫓아가 개를 잡자마자 목을 누르고는 주먹으로 내려쳤다. 개는 다시 도망가자 남자는 개를 잡아서 다시 폭행했고, 옆에 서 있던 여자는 팔짱을 낀 채 짜증 난다는 듯이 말했다. "아, 그냥 버리자니까?"


난 놀라서 그 광경을 보다 주저앉았다. '동영상을 찍어야 할까?, 경찰에 신고하는 게 먼저일까?, 개가 얼마나 맞는 것에 익숙하면 소리조차 지르지 않고 도망가고 다시 붙잡히는 것이 반복될까? 소리라도 질러서 행위를 멈춰야 하는데...'.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를 보며 무력감이 들었다. 딱 봐도 건장한 남성이 욕을 하며 개를 주먹으로 내려치는 장면은 공포감마저 느끼게 했다.


놀란 마음과 공포감을 진정하고 나서야, 경찰에 신고할 용기가 생겼다. 인상착의와 위치, 개의 생김새, 경로를 이야기하자 신고 절차가 끝이 났다. 신고 후에도 학대 장면이 계속해서 영상 다시 보기처럼 상상 속에서 반복 재생되었다. '도로에서 저렇게 폭행할 정도면 집 안에서는 얼마나 더 심한 학대가 이뤄질까?' 사람의 언어로 말하지 못하는 개는 자신을 향한 학대를 신고하지 못할 뿐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로 집 밖으로 도망 나오지도 못할 것이다.


공포감에 기인한 패닉에 빠져있는 와중 '끈끈이(반려견)'와 눈이 마주쳤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폭행당하는 개를 구해주지 못했다는 자괴감, 공포에 벌벌 떨며 목격하자마자 바로 신고하지 못했다는 후회, 계속 반복될 것 같은 학대에 대한 걱정, '나는 끈끈이에게 좋은 반려자였을까?'에 대한 의문 등이 겹치면서 혼란스러웠고, 분노하면서도 무서웠고, 용기 없음에 무기력하면서도 슬펐다.


모든 동물을 학대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을 학대해서도 안 되지만, 사람의 언어로 소통하지 못하는 동물들에게는 이 기준이 더 엄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절차부터 까다로워야 한다. 반려동물과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향후 계획, 반려동물을 끝까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시스템에 등록 의무화, 주기적인 건강검진 의무화와 동물권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동물도 감정을 느낀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며, 존엄한 존재로 대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 규범과 사람의 윤리 의식 등에 맡기는 것이 얼마나 순진한 생각인지 알 게 되었다. 학대의 장면을 목격한 지 하루가 되어도, 그 장면은 생생하게 머릿속에 남아있다. 심지어 집 앞이라서 매일매일 생각날 것이다. 지켜보는 것과 그 장면이 다시 떠오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괴롭고 힘든데, 학대받은 개는 얼마나 더 고통스러웠을까? 그 고통을 가늠할 수 없고 나눌 수 없기에, 더 고통스럽다. 그 개가 더 이상 학대받는 환경에서 자라지 않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발.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