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면담을 앞두고 재점검해보는 커리어 목표에 대한 일기
1차 연봉협상안을 받았다. 조율은 좀 더 필요하겠지만, 어쨌든 무게중심은 기운 것 같다. 정든 첫 회사를 나가려니 기분이 묘하다. 누군가 그랬다. 밖에서 회사 브랜드 로고를 마주칠 때마다 능력은 없지만 마냥 착하기만 했던 전남친을 마주하는 기분이었다고. 이직을 결정하고 회사를 옮기면 나는 같은 상황에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하다.
첫 직장은 고마움과 아쉬움이 교차했던 곳이었다. 고마웠던 것은 직급에 비해 많은 일을 경험할 수 있었다는 것, 좋은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받았다는 것, 과분하게도 회사 내 인재풀이라는 것을 경험했다는 것. 하지만, 인재풀의 경험은 아이러니하게도 회사와 나와의 냉정한 비즈니스 관계를 실감하게 했고, 이직을 고려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아쉬웠던 점은 역시 처우였다. 동료들과 대비하여 괜찮은 처우를 받았지만 인더스트리의 성격상 결국 아쉬움이 많았다.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게 될 스스로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다. 회사가 나빴다기보다 사실 시대가 변했고 개인으로서의 나와 회사가 추구하는 결이 조금 달랐을 뿐이다. 여전히 좋은 회사라 생각한다. 이직에 앞서 현 회사와 옮길 회사가 나와 얼마나 결을 같이 했는지, 할 것인지를 검토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처음 회사에 입사할 때 커리어맨으로서의 단계별로 목표를 가졌다. 가장 큰 목표는 회사나 법인을 대표하는 자리까지 올라가 보자는 것, 중간 목표로 40초중 무렵엔 임원과 같은 조직의 Decision maker가 되어 보자는 것, 가장 가까운 목표로 두 자리 연차가 되기 전에는 일하는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연봉 1억을 달성해 보자는 것. 사실 숫자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 너무 우스워 어디가서 이야기하기도 뭐했지만, 묘하게 그런 구체적인 숫자가 스스로에게는 동기부여가 되었던 부분은 있다. 이직을 계기로 조금 더 기대보다 이른 시기에 1차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목표설정은 현 직장에서의 나를 검토하고, 커리어에서의 추진력을 검토해볼 수 있는 좋은 수단이자 지표가 된다 생각한다.
이직을 준비하고 옮기게 될 회사의 분위기를 감지하면서 스스로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고, 또 어떤 부족함을 가지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적응해나가는 동안 단점을 보완하는 것에 주안을 두고 커리어를 쌓아가려 한다. 이직은 입사할 당시 세웠던 계획에 없었지만 최종 목표에 대한 꿈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목표 달성을 위해 단점을 보완하여 4년 안에 구글과 아마존 같은 글로벌 IT 기업을 거쳐오겠다는 구체적인 중간 목표를 한 가지 더 설정하였다. 목표를 세우고 나니, 시작도 전에 좀 더 의욕이 솟는 기분이다.
앞으로 퇴사 면담을 거치며 여러 감정 노동의 과정을 거쳐갈 것 같다. 다음 글은 퇴사 준비를 하며 느낀 감정의 회고 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