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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진 Oct 03. 2016

유럽을 걷다2

한국아이들의 인기는 이 정도. . .

유럽에서 한국 아이들의 인기는
대충 이정도. . .
 


휘센, 노이슈바인스타인 성으로 올라가는 마차에서. . .
마부아저씨는 바로 뒷자리에 앉은 우릴 자주 돌아보았어.

말발굽소리에 맞추어 박수치며 환호하는

막내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고 생각하던 순간,
말을 멈추고 우리가 앉은 뒷좌석으로 오더니 급기야 마부의 자리를 내주며 나와 아이한테 앉으라고 하네.


"길은 말들이 잘 알고 있으니까
가끔씩 채찍으로 엉덩이를 살짝 건드려주기만 하면 될거야 자 받아~~"


엘에이에서 여행 온 학생들은 헐~하며 아저씨를 쳐다보고 있어.
3살짜리 마부라니. . .
결국 우리 모녀는 마부의 자리에 앉아
리듬감있게 씰룩거리는 말의 엉덩이를 바로 뒤에서 감상하며 성에 올랐지.
"엄마, 말 꼬리가 라푼젤 머리같아"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어.
이런게 애엄마라서 가능했던 득템이겠지.



뤼데스하임 캠핑장에서. . .

아이들은 말이 안 통해도

지들끼리 통하는 뭔가가 있나봐.

실내놀이터에서 저 두 아이는

각자 자기 나라 말을 하면서

30분도 넘게 대화를 했어.

말을 못 알아듣는다 싶으면

고갯짓 손짓 발짓을 해가며 지들끼리 키득거리고.  
 


인스부르크 캠핑장에서. . .

난 이른 아침부터 리코더를 부는 가빈이가 좀 신경쓰였었지. 아침 8시쯤이었을꺼야.

잔잔한 호수를 따라 악기 소리가 넓게 깔였어.

조금 뒤에 옆의 캠핑카에서 영국 어르신들이 나오시더라고.

애들웃음 소리에 깼나 하며 미안해하던 차에 다가와서 말씀하시길. . .
"너의 딸아이한테 아까 그 에델바이스 한번 더 연주해줄 수 있냐 부탁 좀 해줄래?

오스트리아에서 그 노랠 들으니 정말 감동적이었어."
그리고 자신의 아이들은 이미 다 커서 필요없다며 캠핑용 그네를 선물로 주셨지.
 


로젠하임 캠핑장에서. . .

호텔에서 일하다 60세에 은퇴하고 10년째 이 캠핑장에서 살고 있는 독일 할아버지야.

강아지를 좋아하는 우리 애들 곁으로 친히 오셔서 기념으로 한복 입은 인형 열쇠고리를 선물로 드렸지.

그랬더니 어머니대 부터 백년도 넘게 가지고 있었던 기념품을 주셨어.

그냥 조그마한 장식품이었지만 소중한 것을 선뜻 내주는 그 마음이 고마워서 다음 독일 여행에도 이곳을 들러 꼭 저분을 찾아봐야겠다 다짐했었지.



독일의 캠핑장은 어디를 가도 아이들이 참 놀기가 좋았어. 수영장에 놀이방 유아샤워실을 따로 갖춘 곳이 대부분이고. . .

그리고 그런 공간에는 호기심으로 가득한 유럽의 아이들이 우리주위로 몰려들었었지.
수영하기 전 준비운동한다고 아이돌 흉내를 내는 채은이를 오빠들이 넋을 놓고 보고 있네.

자식들.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 .



뮌헨에서도. . . 자꾸 가빈이를 힐끔거리던 꼬마.
 


프랑크푸르트에서도. . .
아이들은 항상 호기심을 감추지 않고 다가와서 눈으로 얘기해.  
 
니가 궁금해.  
같이 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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