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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진 Nov 12. 2016

타이베이를 걷다3

신베이터우 온천과 도서관


여권 돈 핸드폰 같은 꼭 필요한 거 말구

여행 갈때 가장 먼저 챙기는 게 뭐야?

난 속옷보다 먼저 책을 챙겨.

하루종일 이국문자를 보다보면

한국어가 간절해지거든.

사실 대만은 크고 작은 도서관이 많기로도 잘 알려져있어.

게다가 온천으로 가는 길에는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도서관이 있다잖아.

거기에서 책을 읽는 기분은 어떨것 같아?



신베이터우 역에서 지열곡까지는 한 15분 걸었나? 꽃보다 할배 보면

백일섭할배가 멀다고 푸념하자나.

난 그거 충분히 이해가 가.

기본이 35를 넘는 대만의 여름에

지면으로부터 나온 고온다습한 기운이

몸을 끈끈하게 애워싸는데

어찌 즐거울 수 있겠어.

다행히 지금은 겨울이야.

재밌는건 한국은 0도 여긴 12도인데

사람들 복장은 비슷해

우리나라로 따지면 봄날씨인데

파카에 털부추라니



아이들을 데리고 오래 걷는 건 쉬운일이 아니지.

특히 4살배기 셋째 딸내미. . .

이녀석의 관심사는 땅에서부터 80센티까지야.

기어다니는 벌레와 풀,꽃, 나무가지, 담벼락, 계단,돌 등을 관찰하면서 호기심이 풀릴때 까지 절대 이동을 하지않아.

처음 대만에 도착 했을때 한국과 다른 신호등이 신기하다고 계속 길만 건너려 하질않나...


이곳은 한국보다 1시간 먼저 해가 지는데에다 일정이 빡빡한데 당췌 걸음의 속도가 나지 않으니 애가 탔지.

엄마  혼자갈꺼야

던지 듯 내려놓고 좀 쉬려니

이건 파란색 이건초록색

이건쪼끔 파란색...

아 예쁘다.

이건하늘색

이건또초록색

하나하나 집으며 명명해 주고 있네.

 

그래.

같아 보이지만 모두 다른색을 가지고 있구나.

너와 함께하지 않았다면 몰랐을것들.

눈길도 주지 않았을 것들을 알려 주려고

나와 동행하는 거구나. . .



셋째를 아빠에게 맡기고 뛰어 들어간 도서관.

내가 도서관을 만든다면 이렇게...

하고 상상했던 모든것이 실재하는 곳에 온거야.

벽난로 있는 도서관 봤어?

책을 읽다 누워서 잘 수 있도록 큼지막한 소파가 놓여져 있는 곳 봤어?

테라스에 나가 기막힌 전경을 보며 커피를 마시고 담소도 나누고,

호수안에 잉어들에게 밥을 주다 야자수 나무길을 걸을 수도 있어.

음악은 필요없어. 새소리가 실시간 지루할 틈을 주지 않으며 변주하니까.



그 사람들과 섞여있던 그 시간이 참...

그 자연속에 뭍혀 있으려니 참...

참 출세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에서 글쓰고 있다니.

책곰팡이 냄새가

목재건물의 오크향에 적절히 섞여 만들어낸

기막힌 아로마를 아직 기억해.

개천을 따라 흐르는 따뜻한 물과 낮게 깔리던 물안개도..






지열곡은 가빈이와 아빠만 올라갔어.

지면으로부터 80에서100도의뜨거운기운이올라오는곳이야. 참 신기하더래. 그 물에 삶은계란을먹어봤는데 유황냄새가확올라오는게색달라.

(맛있진 않아)

찍어온 사진을보니 왜 마녀의 땅이라 부르는지 알겠어.전설의 고향에서 귀신이 나타날 때 배경하고 흡사하잖아?


이곳은 라돈이 함유된 유황온천에 약한 자연방사선이 나와서 면역력을 높여 준다더라구.

내가 누구야?

세아이의 엄마잖아.

날이면 날마다 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새끼들에게 좋은 경험과 건강을 주고자!

노천탕에 들어가려다

더 높은 금액을 내고서

가까운 목욕탕의 가족탕으로 들어갔어.

깨끗한 물에 들어가고 싶었거든.

그리고 나서....

3일동안 셋째의 피부병으로 병원을 다녔어.

물에 함유된 그 성분이 아이들한텐 좋지 않을 수 있다네.

이런... 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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