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진 Nov 14. 2016

타이베이를걷다4

중정기념관

여긴 장개석기념관이라는데. .

장개석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이 기념관의 의미를 알꺼 아냐?

근데 잘 모르겠던데...

김구 선생님의 전기를 읽을때 잠깐 들었던 것이 그에 대한 첫번째 기억이야.


윤봉길의사가 행한 거사에 대해

당국의 대통령인 이승만조차도

아무짝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라 비난했을때

석은 중국의 백만대군이 하지 못한 일을 한국의 청년 단 한 사람이 해냈다고

감탄했다는 이야기.

 뒤로 김구선생님의 계획을 재정적으로 지원했다는 이야기.

아...그 사람 우리편이었구나.


그래서 좀 찾아봤거든.

근데 책을 들춰보고 나니 오히려 더 모르겠어.

우리나라의 대통령들이 그러했듯 그에 대한 대만인들의 사후평가는 크게 엇갈리고

지금은 단지 그를 위한 공간의 규모만이

개석의 '위대함'이 아닌 '거대함'을 웅변하고 있었어.

"크게! 무조건 크게 지어라!!"

장개석은 중국에서 모택동에 패한 뒤 수 많은 보물들을 가지고 대만섬으로 왔다지.

끝내 본토회복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으며 그렇게 주문했던 걸까?

크게! 중국만큼!!


역사적으로 자신의 위엄을 드러내기 위해

궁의 외관에 큰 돈을 들인 통치자 치고

민생에 힘을 쓴 위인는 없어.

게다가 국민들이 핍박을 받을수록

이상하게 관료들은 더 부패하지.

긴 전쟁에 군량미를 내느라 허리가 휘던 국민들은

지폐를 찍어 내는것으로 상황을 모면해 보고자했던 그의 실패로 엄청난 인플레이 까지 견뎌야했어

게다가 인민의 모든것이었던 쌀은

불평등한 개항으로

다른나라 국민들의 배를 불리고. . .

그런 시대, 그런 나라의 통치자.

잘한 걸 잘했다고 인정받을 수도 없었겠지.


아... 그래도 그사람, 우리편이었잖아.

대한민국의 건국훈장까지 받은사람이야.


여행 후 알아보니 이곳은 그의 사후 국민들의 후원금으로 세워졌어.

그게 더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네.

왜 그들은 몰인정한 통치자에게 돈을 들인거지?

그는

해방에 들뜬 대만국민들을 향해 계엄령을 선포하고,

이후 정부에 저항하는 인민 수만명을 학살하고

정치적 반대자 100만명을 죽게 만들었지.

왠지 그시절 우리나라 대통령과 무척 친했던것 같지 않아?

아! 그래. 박대통령과 둘이 만나 토론하는 장면 봤어.

장개석을 선전하는 무수한 사진안에

그 장면 역시 있더라.

눈가리고 아웅식 법치주의.

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민주주의를 정착시키신 그분말야.

우리나라에도 그 시절의 대통령을 위한 건설에 돈을 댈 사람은 아직 많을꺼야.

아니..우리도 총통이라해야하나?


미안하지만 이곳은 넓은 것 외에 특별할 것도 마음을 움직이는 것도 없어.

자연을 밀어버린 광장위에 비싼 돌과 나무를 심고 거대한 건물을 억척스럽게 세운 냄새가 진하게 풍기거든.  

매시간 있다던 근위병들의 교대식이 볼만하다더니

우리나라 헌병들처럼 키크고 잘생긴것도 아니었고

우리 의장대 만큼 멋진 기술을 보여주지 않았어. (팔이 안으로 굽는거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친구들은 꼭! 동영상을 찾아 비교해보길 바래.)

근데, 걔들은 뭘 지키는 걸까? 저 위의  20톤이 넘는 장개석동상을?(그럼 밤에는 왜 안지키고 연로하신 수위아저씨한테 맡기고 퇴근해버리나?)

또 왜 마네킹처럼 서있는 걸까? 뭘 물어보면 대답도 안해주고 눈동자도 움직이지않는 불친절한 이들.

혹시 너 우리 신기하라고 서 있니?

어쩌면 시간마다있는 교대식은

그냥 '존재하는 것'이 '존재의 이유'인 것이 미안해서 벌이는 쇼 같은게 아닐까?


아, 근데 그 사람. 우리편이었지...

근데 끝까지 이곳에 정감이 들진 않더라구.

왠지 난 그랬어.



작가의 이전글 오사카를 걷다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